넷플릭스는 국내 OTT 기업들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지난달 발표한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은 17억 1400만 달러(한화 2600억 원)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에서의 한국 콘텐츠 흥행은 자연스럽게 스타 배우의 탄생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넷플릭스를 통해 인지도를 얻은 스타들은 최근 장르를 넘나들면서 활약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공연계는 대표적인 넷플릭스 흥행 콘텐츠의 수혜자로도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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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는 공연 내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4주간의 여정을 지난달 29일 마무리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대극장 약 1300석의 객석 매표율은 98%에 달한다. 이 작품의 매진 행렬에는 극중 파우스트 박사를 유혹하는 악마 메피스토를 연기한 배우 박해수의 공이 컸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021)을 시작으로 ‘야차’(2022)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 ‘수리남’(2022)까지 지난해에만 넷플릭스에서 3개 작품에 이름을 올리면서 ‘넷플릭스 공무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이전에도 넷플릭스에서 영화 ‘페르소나’(2019)와 ‘사냥의 시간’(2020)에도 출연했고, 현재는 김다미와 호흡한 ‘대홍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파트1에 이어 올해 3월 파트2까지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배우들도 공연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작품은 파트1은 넷플릭스 비영어권TV부문 주간 1위를 차지했고, 파트2는 공개 사흘 만에 글로벌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는 역대 비영어권 순위 5위의 기록으로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지금 우리학교는 시즌1’에 이어 역대 비영어권 순위에 오른 네 번째 한국 작품이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호평만큼이나 출연 배우들에 대한 주목도도 남달랐다. 방송 이후 출연 배우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작품의 주역들은 대부분 연극, 뮤지컬 등 공연 무대를 차기작으로 택했다.
극중 박연진(임지연 분)의 남편 하도영을 연기한 정성일은 연극 ‘뷰티풀 선데이’와 뮤지컬 ‘인터뷰’에 출연했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 공개 뒤 수많은 대본이 들어왔는데도 이 두 작품과 약속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일의 출연 덕분에 두 작품 모두 대부분의 회차를 매진시켰다.
‘더 글로리’에서 대형 교회 목사의 딸로 화가라는 직업까지 가지고 있지만 마약에 중독돼 망가진 삶을 사는 이중적인 인물 이사라를 연기한 김히어라도 오는 8월 개막하는 뮤지컬 ‘프리다’에서 주인공 프리다 칼로를 연기한다. 이 작품은 어둠에 맞선 열정의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쇼를 통해 풀어낸 창작 뮤지컬로, 지난 초연 당시 EMK의 첫 소극장 창작뮤지컬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김히어라와 함께 가해자 무리 중 한 명인 손명오를 연기했던 배우 김건우는 지난 13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빠리빵집’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살 성우가 30년 전으로 돌아가 젊은 시절의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김건우는 배우 최우혁과 함께 성우를 번갈아 연기한다. ‘빠리빵집’은 김건우의 첫 뮤지컬 무대다. 뿐만 아니라 오는 7월 개막하는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에서는 강무영 역으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공연계는 매체를 통해 인지도를 얻은 배우들의 잇따른 무대 복귀, 데뷔를 반긴다. 과거보다 덜하긴 하지만, 여전히 뮤지컬이나 연극은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로 꼽힌다. 때문에 마니아 관객층의 비율은 점차 높아졌고, 새로운 관객층의 유입을 업계의 과제 중 하나로 여겨왔다. 그런 면에서 인지도 높은 배우들은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일 강한 매개체가 된다. 얼마 전 박해수 역시 “좋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면 공연 쪽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순간이 오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끌어들인 관객층을 고정 관객층으로 흡수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 공연 관계자는 “현재 관객들은 대부분 작품이 아닌 배우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매체에서 인지도를 높인 배우들을 따라 공연을 보게 된 관객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면서 “이들을 고정 관객층으로 잡아두기 위해서는 그 공연에 대한 좋은 인상, 즉 작품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배우의 팬인 동시에 작품의 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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