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리 경쟁을 펼치면서 올해 들어 가계대출 금리를 1%포인트(p) 이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중은행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인하폭으로, 나아가 다음달부터 대출이동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통해 대출 금리를 낮추는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은행권의 '메기'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앱 아이콘(사진=각 사)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금리(서민금융 제외)는 각각 4.96%, 4.38%로, 지난 1월과 견줘 1.7%p, 1.08%p 떨어졌다.
토스뱅크의 경우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금리가 1월 7.96%에서 3월 8.66%까지 치솟았지만 4월엔 1.08%p 하락한 7.58%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 4.976%에서 4.558%로 0.4%p가량 내리는데 그쳤다.
인터넷은행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대출을 일정 비율 이상 공급해야 하는 특성상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지만 인하폭만 놓고 봤을 때 두배가량 금리를 더 떨어트린 셈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을 받아온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도 케이뱅크의 경우 1.54%p로 전월보다 0.22%p 낮아졌고, 카카오뱅크도 1.12%p로 0.9%p 떨어졌다. 같은기간 토스뱅크는 5.41%p에서 4.28%p로 1%p 이상 격차가 좁혀졌다.
인터넷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진데는 주택담보대출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금리 경쟁과 함께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의 고도화가 꼽힌다.
케이뱅크는 올해 1월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변동금리 상품과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64%p 낮춘데 이어 3월에는 두차례에 걸쳐 고정금리 아담대 0.22%p, 변동금리 아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52%p 인하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도 고정금리, 변동금리 아담대와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p 더 내렸다.
카카오뱅크 역시 꾸준히 주담대 금리를 낮추면서 현재 연 3.59%의 금리로 1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주담대 취급 대상을 아파트에서 그간 시세 파악이 어려워 취급하지 못했던 연립, 다세대 주택으로 넓힌데다 이달엔 주택 구입자금 목적의 경우 세대합산 2주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는데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40%를 넘어 평균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이지만 자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건전한 중신용자를 발굴하는 한편 금리 부담을 낮춰주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올해에는 '전월세자금대출'을 출시해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대출 금리를 낮춘 인터넷은행들의 행보는 본격적인 서막을 올리는 '금융권 공동 대출이동시스템'에서도 톡톡한 메기 역할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주도 아래 오는 31일 출시되는 대출이동시스템은 고객이 대출 보유기관 방문없이 비대면을 통해 본인 명의 대출을 일괄조회하고, 간편하게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기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대출 상품으로의 '대이동'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의 건전한 중신용자, 2금융권 차주들을 대거 흡수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신용자들은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이 더 유리하지만 중‧저신용자의 경우 인터넷은행의 상품이 매력적"이라며 "무엇보다 주담대의 금리 수준에서 인터넷은행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주담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메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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