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관객들이 기대하는 건 마동석의 호쾌한 액션과 긴장할 만하면 튀어나오는 말맛 코미디다.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원하지 않는다. 권선징악이 어떻게 풀어지느냐를 보고 싶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범죄도시3’는 대중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듯하다. 이미 몇 번 먹어본 아는 맛인데, 여전히 풍미가 있다.
한국판 히어로 ‘마석도’(마동석 분)는 회사를 옮겼다. 금천경찰서 강력1팀 소속이었던 마석도는 잇따른 실적으로 광역수사대에 부름을 받았다. 따라서 수사의 영역이 넓어졌다. 팀원은 ‘김만재’(김민재 분), ‘양종수’(이지훈 분)가 그대로 가지만, 그들이 잡아야 하는 범죄자의 스케일은 확실히 커졌다. 이번엔 마약이다.
한 호텔에서 투신자살한 여성의 몸에서 대량의 마약이 검출된다. 클럽에서 술을 마셨다가 호텔로 간 것으로 확인된 이 여성은 유서도 없이 호텔에서 떨어졌다. 마석도는 이 사건의 배후에 큰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한다. 죽은 여성이 다녀갔던 클럽을 찾아가 일망타진한다. 마약을 유통하는 세력을 잡아가던 중에 마약의 본원이 일본 야쿠자라는 점과 이들을 돕는 의문의 파트너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범죄도시3’의 차별점은 빌런이 둘이라는 것이다. 이전만 해도 ‘장첸’(윤계상 분), ‘강해상’(손석구 분)과 마석도의 1:1 구도였다면, 이번에는 ‘주성철’(이준혁 분),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와 대적한다. 2:1 구도라기보다는, 1:1:1의 구도다. 당초 마석도에서 빌런 중심으로 시선이 분산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오히려 마석도의 비중이 더 커졌다. 액션도 많아졌고, 코미디도 늘었다. 재밌는 지점이 이전보다 더 많아졌다.
마동석 영화 액션의 기반은 복싱이다. 마치 헤비급 복서처럼 한 방의 주먹을 세게 꽂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 마석도의 몸은 한결 가벼워졌다. 주먹을 피하는 양도 늘었고, 주먹을 던지는 양도 많아졌다. 이전에는 구사하지 않았던 잽을 많이 사용한다. 액션에 리듬감이 생겼다. 강렬한 사운드와 겹쳐지면서 일상의 체증이 사라지는 기분을 느낀다.
이번 빌런들은 도구를 사용한다. 주성철은 보이는 게 무기다. 현장에 있는 것들을 아무거나 집어 상대에게 내리친다. 쇠파이프, 볼펜, 체인 등이다. 남자답지 못하고 얍삽한 느낌이 있긴 하나, 악질적인 이미지도 짙다. 리키는 일본도를 사용한다. 사무라이 출신답게 칼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국내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을 마구 만든다. 신선한 편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성은 빌런의 매력이다. 마석도만큼 장첸과 강해상에 비중을 많이 뒀다. 지독하지만 매력적인 빌런을 만드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 빌런이 둘이 됐기 때문인지, 서사가 빈약하다. 악독한 짓을 하는 데 서슴없었던 앞선 빌런들에 비해 주성철과 리키는 나쁜짓을 하는 과정에서 마석도와 맞붙는다.
특히 주성철은 일이 계속 꼬이는 데, 후반부에는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무고한 사람은 손 대지 않는 리키는 성실한 직장인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 빌런이 두들겨 맞는 신에서 희열이 약하다.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의 얼굴이 여백을 상쇄하긴 하지만, 어쩐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연기적인 면에서 딱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주요배우들은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낸다. 새로 투입된 이범수와 전석호, 고규필, 쿠니무라 준도 훌륭하다. 특히 ‘초롱이’로 나오는 고규필은 ‘장이수’(박지환 분)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운다. ‘장태수’ 역의 이범수도 앞선 시리즈의 ‘전일만’(최귀화 분)의 롤인데, 어딘가 촌스러우면서도 능글맞게 수행한다.
한국영화계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은 가운데 구세주로 등판한 ‘범죄도시3’다. 오락영화로서는 수준급의 완성도를 갖췄다. 1,000만 영화가 되지 말란 법이 없을 정도로 준수하다. 영화를 오락으로 즐기는 관객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영화도 없다. 딱히 흠잡을 데 없는 ‘범죄도시3’마저 흥행에 실패한다면, 한국영화는 미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보다 더 좋은 오락영화를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함상범 기자 kchsb@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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