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하근수 기자(수원)] '왼발의 지배자'가 '축구 수도'를 일깨웠다.
수원 삼성은 21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에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수원(승점 8)은 12위에 위치했다.
이병근 감독이 떠나고 김병수 감독 체제에 돌입한 수원. 지난 경기 강원FC와 맞대결에서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냈다. 불투이스가 빠진 가운데 깜짝 출격한 한호강의 선제골, 오랜 기간 골 가뭄에 시달렸던 안병준의 쐐기골 덕분이었다.
두 선수도 대단했지만 또 다른 영웅이 있다. '수원 리빙 레전드' 염기훈이다. 김병수 감독은 전진우와 아코스티가 부상으로 이탈한 위기 속에서 베테랑을 선택했다. 염기훈은 전방에서 침착하게 볼을 지켜내며 공격 전개를 조율했다.
강원전 종료 이후 김병수 감독은 염기훈에 대해 "정말 훌륭했다. 선수들이 전방으로 올라올 때까지 지켜주는 것이 좋았다. 염기훈 선수가 공을 잡으면 편안함을 느꼈다. 그런 부분에서 큰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라며 극찬을 보냈었다.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돌입한 울산전. 김병수 감독은 다시 염기훈을 선택했다. 적장 홍명보 감독 또한 염기훈에 대해 "베테랑이 출전하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안정감을 준다. 볼을 지키고 연결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경계했다.
오늘 경기 수원이 꺼내든 전략은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전반전을 실점 없이 마친 다음 후반전에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울산이었다. 전반 5분 설영우 크로스 이후 루빅손이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른 시간 리드를 허용한 상황. 염기훈이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 7분 염기훈이 볼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김기희에게 파울을 유도했다. 좋은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 이기제 크로스를 안병준이 밀어 넣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염기훈은 계속해서 전방을 책임졌다. 주도권을 내준 만큼 많지 않은 기회에도 노련하고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레전드가 버텨주니 후배들도 지칠 기색이 없었다. 관중석에 자리한 '프렌테 트리콜로(수원 서포터스)'도 마찬가지다.
염기훈은 후반전 돌입과 함께 이상민과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비록 염원했던 '자이언트 킬링'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오늘 수원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선두 울산을 위협하는 모습은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왼발의 지배자' 염기훈의 헌신이 잠들어 있던 '축구 수도' 수원을 일깨우고 있다.
사진=수원 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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