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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원) 정상에 오른 성유진(23)이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준우승을 경험하면서 멘탈, 내면이 더욱더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성유진은 21일 강원 춘천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박현경(23)을 3홀 남기고 4홀 차(4&3)로 꺾고 우승한 뒤 “저는 잘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발전하는 선수, 작년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며 “그 목표대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6월 롯데 오픈에서 데뷔 4년 차에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에는 1년이 채 되지 않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을 기록한 게 성유진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성유진은 롯데 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나섰고,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우승 기대감을 키웠다. 최종 라운드에서 흔들리면서도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간 그는 연장전에서 그레이스 김(호주)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그는 “당시의 새로운 도전과 실패가 멘탈적인 부분에서, 또 사람으로서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성유진은 ‘대기만성형’ 골퍼다. 주니어 시절에는 국가 상비군만 해봤고 2019년 KLPGA 투어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동갑내기 친구들 박현경, 임희정, 조아연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신인상 랭킹은 14위, 상금 순위는 85위였다. 그렇게 시드전까지 내몰린 그는 시드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2020년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그렇게 KLPGA 투어에 재입성했는데, 현실을 또 녹록치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KLPGA 투어가 5월이 돼서야 문을 열었고, 해외 투어가 대회를 줄줄이 취소한 탓에 L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한국 선수들이 국내 무대를 뛰면서 성유진의 출전 순서가 뒤로 밀렸다. 성유진은 2020년 총 18개 대회 중 11개 대회 출전하는 데 그쳤지만 상금 순위 32위를 기록해 2021시즌 풀 시드를 획득했다. 그렇게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루키 때 굉장히 힘들었다. 멋진 꿈을 안고 정규투어에 올라왔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시드전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골프를 그만두려고까지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2020년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드를 유지하면서 골프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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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뒤처졌을지 모르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공교롭게 성유진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조아연을, 16강에서 임희정을, 결승에서 박현경을 꺾는 등 파란을 일으켰고 덕분에 ‘대기만성형’ 골퍼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우승 상금 2억2500만원을 획득해 올 시즌 상금 2억8476만7210원을 쌓은 성유진은 상금 순위에서도 31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그렇지만 그는 정상급 선수가 되기 위해 “좀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성유진은 “최근 루키 등 어린 선수들의 실력이 정말 좋다. 이 선수들과 계속 경쟁하려면 꾸준함, 성실함은 기본값이 돼야 한다.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계속 성실하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유진은 이번 대회에서 파죽의 7전 전승을 내달리며 정상에 도달했다. 특히 박현경과의 결승전이 가장 까다로웠다고. 성유진은 결승전에서 2번홀부터 4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세 홀을 내리 따내 승기를 잡았다.
8번홀(파4)에서는 1m 거리의 파 컨시드를 받자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는데 “1m가 그렇게 짧지 않은 거리이고 호각을 다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후한 컨시드를 받았다는 생각에 그랬다”고 말하며 웃었다. 성유진은 보통 최대 80cm 거리에서 컨시드를 준다고 한다.
성유진은 이후 15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아 박현경을 4홀 차로 꺾고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롯데 오픈에서 우승한 상금 일부를 주니어 선수들을 위해 기부한 성유진은 이번 우승 상금의 일부 역시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주니어 선수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들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8월 열리는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 우승이 목표라고도 덧붙였다. 성유진은 “메인 스폰서에서 주최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우승하고 싶다. 2주 뒤 열리는 롯데 오픈에서의 타이틀 방어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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