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2년간 팀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선수가 서운함을 내비치면서 타 팀으로 이적을 하는 상황은 꽤나 이례적이다. 이적한 팀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상대 팀이었다면 더욱 그렇다.
18일 오후 6시쯤 안양 KGC 인삼공사 프랜차이즈 스타 오세근(36)이 서울 SK 나이츠로 이적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농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오세근은 계약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7억5000만 원에 서울 SK와 계약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저는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을 하며 큰 실망과 허탈함을 느꼈다"는 심경글이 올라오자 이적 속사정에 대한 소문이 떠돌았다.
안양 KGC 구단으로부터 협상 내막을 보다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KGC 관계자는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앞서 단장님이 해외출장을 가시기 전날 (오)세근이를 불러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단장님은 양희종(39·은퇴) 선수의 빈자리를 메우며 같이 가야 할 차세대 중심 선수라는 말씀을 하시고 추후 만남을 기약했다”며 “계약 기간 3년에 7억 원을 제시했는데 기간에 대해선 4~5년 이상도 가능하다고 열어 놨다. 가드진 등 선수단 보강 계획도 언급하면서 또 우승해보자는 얘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17일 구단은 다시 오세근과 만났다. 그리고 리그 최고 연봉 수준인 8억 원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러나 오세근은 쌓여있던 서운함을 표하면서 가족과 다시 상의하고 오겠다는 말을 했다. KGC 관계자는 “다음 날인 18일 다시 만나 2시간 정도 더 얘기를 했다. 8억 원은 SK 김선형(35) 선수와 동일한 금액이니 차라리 상징적인 의미로 1000만 원 더 추가해서 리그 최고 연봉 선수로 만들겠다며 8억1000만 원, 인센티브 20%에 기간은 정해달라고까지 말했다. 최종 사인을 받을 생각으로 계약서에 8억1000만 원을 적어놨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오세근이 느꼈던 서운함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는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챔피언에 도전해 보기 위해 팀을 옮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KGC 관계자는 “만류를 했다. 세근이가 녹화가 있어 아내와 운전하면서 상의해보겠다는 말을 하고 나갔다. 이후 전화와 함께 보도자료, 세근이의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전했다.
오세근은 공식 발표가 난 다음 날인 19일 “2011년 입단해 지금까지 12년 동안 안양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몸담으며 4번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저의 모든 것을 바친 KGC를 떠난다는 것은 몇 날 며칠을 뜬 눈으로 밤을 새며 고민할 만큼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저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서울 SK와 콘택트(접촉)로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고, 그 끝에 이적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팀(KGC)에 있으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낳고 안양에 정착해 많은 것을 이룬 저는 이대로 이곳에 남게 되면 은퇴식과 영구결번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됐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며 "제가 이곳에서 받은 팬들의 응원과 함성, 사랑은 절대 잊지 않고 항상 간직하며 살겠다. KGC 팬들, SK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오세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서 7차전 접전 끝에 아쉽게 KGC에 우승(4승 3패)을 내준 SK는 오세근 영입으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 SK는 ‘중앙대 52연승 신화’를 합작했던 오세근과 김선형에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29)까지 최우수선수(MVP) 출신 3명을 보유하게 됐다. 만약 최준용(29)이 잔류한다면 MVP 출신 선수는 총 4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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