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3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재판부 "피해자 살아있는 것처럼 지인들에 메시지…범행도 미리 계획"
"李, 사체 유기 후 피해자 돈 이용해 경제적 욕구도 실현…잔혹한 태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고려할 정도로 잔혹…유가족 고통 상상도 못해"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기영(32)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종원)는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등 9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기영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3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체를 온수로 씻어 혈액의 응고를 막아 유기하기 쉽게 했고, 시신을 잘 찾을 수 없게 비가 많이 오는 날 공릉천에 유기했다"면서 "피해자의 지인들에게는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살해 방법 역시 매우 잔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살해 행위와 그 이후의 범행까지도 철저히 계획한 다음 스스럼 없이 계획대로 했다"면서 "피해자들의 사체를 유기한 후 일말의 양심의 가책 없이 피해자의 돈을 이용해서 자신의 경제적 욕구를 실현하며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등 인면수심에 대단히 잔혹한 태도를 보였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또 "만일 법이 허용했더라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택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안을 고려했을 수 있을 만큼 대단히 잔혹한 범죄에 해당한다"면서 "유가족들의 고통 역시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충분히 고민하고 인식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결심공판에서 이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이 씨가 범죄를 인정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돈을 이용해 사치를 즐기며 생활하는 등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면서 "피고인이 아주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 시신을 유기하고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1명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피해자의 원통함과 한순간에 사랑하는 남편, 아버지를 잃게 된 피해자 가족들이 느꼈을 두려움과 고통이 감히 어느 정도였을지 상상할 수 없다"면서 "조금이나마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은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나의 죄에 대한 변명은 일절 없다. 피해자에게 사죄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나에게 중형을 선고해 사회적으로 물의가 없도록 해달라. 엄벌에 처하는걸 정당하게 받아들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전담수사팀은 강도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이 씨를 올해 1월 19일 구속기소 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주거지에서 동거녀이자 집주인이던 A 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빼앗을 목적으로 A 씨의 머리를 둔기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 A 씨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A 씨의 시신은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 접촉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집으로 유인한 택시 기사 B 씨의 이마를 둔기로 두 차례 내리쳐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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