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돼서 나타났다니까요?”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모아 2년 차 영건 최지민(20)을 칭찬했다.
강릉고 출신 왼손 투수 최지민은 2022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정교한 제구력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강릉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1년 선배 김진욱(21ㆍ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뤘고, 2021년에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모교에 첫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큰 기대 속에 입단했지만, 데뷔 첫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 6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6이닝 동안 9점을 내주며 부진했다.
최지민은 퓨처스(2군)팀으로 내려가 함평 투수 아카데미에 합류했다. 손승락(41) 2군 감독의 집중 지도하에 구속 향상에 힘썼다. 퓨처스리그에서 35경기에 등판하며 실전 경험도 쌓았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쉬지 않았다.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로 향했다. 최지민은 질롱에서 17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47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질롱 유학을 다녀온 뒤 환골탈태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최지민의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1.1km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속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5.1km로 4km나 늘었다. 1년 전에는 힘껏 던져도 140㎞대 중반을 넘기지 못하는 투수였으나 지금은 당찬 투구폼으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왼손 파이어볼러가 됐다. 최지민은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구속 향상 비결을 묻는 말에 “작년에 2군에 내려가서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그걸 토대로 호주에 가서 던지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구속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최지민은 최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강속구에 예리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17일 오전까지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다. 우타자와 좌타자 상대 성적의 편차도 크지 않아서 활용폭이 넓다. 김종국(50) KIA 감독은 "구위가 좋아 왼손 타자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선발도, 마무리도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최지민은 리그 정상급 왼손 불펜 자원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과 신인왕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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