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2023년 전반기 6.25 전사자 유가족 초청 유해발굴 사업설명회에서 유가족 김규완 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마지막 유해를 발굴하는 날까지 힘써주길 바랍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어느덧 7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러나 전쟁은 많은 이들을 죽음에 몰아넣고 많은 헤어짐을 만들어 냈다. 전쟁 속에서 가족을 잃어버린 유가족들이 아들과 딸,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이름 모를 산에 홀로 남겨진 호국보훈의 영웅을 기다린 채 한 곳에 모였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16일 계룡스파텔에서 대전충청지역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추진경과와 유해발굴, 신원확인 성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앳된 얼굴을 한 이들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유가족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유가족 김규완 씨의 형 김주영 씨는 6.25 당시 압록강까지 진격했지만 후퇴하는 과정에서 적군의 폭격으로 인해 전사했다. 부대가 풍비박산되기 직전, 동료 전우들이 자리를 이탈하려는 순간에도 김주영 씨는 무전기를 담당하는 운전병으로써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그의 나이 불과 23살이었다. 그러나 김 씨의 유해는 70년이 넘은 지금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16일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2023년 전반기 6.25 전사자 유가족 초청 유해발굴 사업설명회에서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소개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김규완 씨는 “어머니는 형을 그리워하다가 유해마저 못 보고 돌아가셨고 저도 나이가 80이 넘습니다. 살아생전에 형의 유해라도 발굴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 감식단에서 저같이 유해를 찾지 못한 유가족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거듭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후 유가족 연 모 씨는 “분명 DNA, 시료의 채취를 하고도 정보가 맞지 않아 유가족을 못 찾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남북간의 협의를 통해 묻혀있는 유해를 발굴하는 등 사업의 진척을 바란다”고 조심히 말했다.
실제로 국유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굴한 유해는 1만 1000구다. 그러나 찾아야 할 유해는 12만여구, 확보해야할 신원 또한 7만 1000명에 달한다. 또 3만여 구에 달하는 유해 또한 북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설명회가 끝나자 유가족의 슬픔은 물에 잉크 퍼지듯이 밀려오는 듯했다. 설명회 장소를 벗어나며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이들, 조용히 사색에 잠긴 이도 있었다. 7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유가족들은 곁을 떠난 가족들을 추억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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