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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로감소세를 이어가던 금융권 가계대출 규모가 4월 들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세는 여전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가계대출 전체 잔액을 끌어올렸다. 기업대출도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넉 달 연속 확대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은행권이 취급한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확대된 105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1월(-4조7000억원)부터 석 달 연속(2월 -2조8000억원, 3월 7000억원) 감소했으나 지난달 들어 상승 전환한 것이다.
가계대출 총액을 끌어올린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지난 3월(+2조3000억원)부터 증가한 주담대 규모는 4월에도 그 증가세(+2조8000억원)가 계속됐다. 지난해 하반기 주택시장 불안감 속 매달 2조원 이상 기록하던 전세대출 감소폭 역시 1조7000억원에 그치며 서서히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와 전세대출 감소폭 축소로 주담대가 확대됐다"며 "주택 거래 발생 후 가계대출 수요까지 시차가 통상 2~3달 정도 발생하는데 1월 대비 2월에 늘어난 주택거래가 4월 주담대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 1만9000호에 그쳤던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한 달 뒤인 2월 기준 3만1000호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4월 한 달 동안 5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1년 12월(-2조2000억원)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타대출 감소 기조는 지속됐으나 4월 들어 계절적 요인이 사라진 데다 주식투자 관련 일부 자금수요 등 영향으로 감소폭은 예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000억원 증가하며 2021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주담대가 1조9000억원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7000원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은 통계대로 증가했지만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2000억원 감소했다.
4월 중 기업대출 잔액 규모도 12조1000억원 확대됐다. 그 증가폭 역시 3월(7조5000억원)보다 컸다. 기업대출 가운데선 대기업대출이 3조1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은 4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직전월 1000억원 증가에 그쳤던 대기업대출 증가폭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과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대기업대출이 상당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권의 4월 말 예금(수신) 잔액은 2204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3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가운데 수시입출금예금이 한 달 새 14조8000억원 가량 줄었다. 윤 차장은 "기업자금이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으로 유출된 데다 지자체 자금 인출이 이어지면서 수시입출금을 중심으로 예금이 상당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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