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휴대전화, 증권계좌 넘겨받아 통정매매 수법으로 여러 종목 주가 띄운 혐의
투자와 무관한 법인 통해 수익 일부 수수료 명목으로 챙겨…범죄수익 빼돌린 혐의도
최측근 2명도 체포…구속영장 청구 검토 중
검찰, 라덕연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시세조종 가담한 공범들로 수사 확대 계획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폭락 사태 연루 의혹으로 최근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핵심 피의자인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에 대해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라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11일 열릴 전망이다.
지난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후 11시30분쯤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라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자를 모아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혐의와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해외에 골프장을 사들이는 등 범죄수익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수사팀은 전날 오전 10시 25분쯤 라 대표를 체포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50분쯤에는 라 대표의 최측근 변모 씨를, 오후 6시 15분쯤에는 안모 씨를 각각 체포했다.
라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는 11일 열릴 전망이다. 수사팀은 라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변 씨와 안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변 씨는 H사를 총괄 관리하며 의사 등 고액 투자자 모집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주가조작 세력이 수수료 창구로 활용했다는 케이블 채널 운영업체 C사, 가수 임창정 씨와 라 대표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기획사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전직 프로골퍼 안 씨는 역시 수수료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구 S 실내 골프장과 C사, A 승마 리조트 대표이사다. 그는 골프 교습을 받는 고객을 중심으로 고액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라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구체적인 주가조작 수법과 경위를 추궁하는 한편 시세조종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날 체포된 라 대표와 변 씨·안 씨는 모두 H사에 투자 판단을 맡겼다가 이번 폭락 사태로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에게서 고소·고발당했다.
투자자 66명은 이들을 포함한 주가조작 세력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전날 고소·고발장을 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액수는 135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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