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양산 사저 예방…尹대통령-野지도부 회동 없는 상황 우회 지적한 듯
이재명·박광온, 책방지기 역할도…李 "여야 간 대화도 복원하고 정치도 복원해야"
(서울·양산=연합뉴스) 홍지인 정윤주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대화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다.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양산 사저를 찾아온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시절 야당 사무실을 방문하고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던 일 등을 회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권칠승 수석 대변인이 전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과 제1당 대표인 이 대표와 회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권 대변인은 "당시 야당들과 여러 가지 채널로 대화도 하고 실제로 당시 청와대에서 야당 대표들과 만남도 진행하고 했으니까 그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하신 말씀"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난 얘기도 꺼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당시 면담에서 "정치가 정쟁을 넘어 전쟁 단계로 진입하는 것 같다"고 했고, 홍 시장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이 과거 역동성을 회복해서 젊은 층들에 더 사랑받는 정당으로 변하기를 바란다"면서 "최근에 국내외로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데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국가적인 어려움들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권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은 "당내에서도 그런 차원에서 하나가 되자고 하는 게 의원과 당원들의 다수 의견"이라며 손을 잡기도 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 1년에 대한 평가와 최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등 정국에 대한 언급은 이번 회동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여야 협치의 물꼬가 트일 거라고 예상하는가'는 기자 질문에 "여야간 대화도 복원하고 정치도 복원해야죠"라고 답했다.
사저 면담에 앞서 이 대표 일행은 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일하는 평산마을 평산 책방을 찾았다.
서점 앞치마 차림으로 이들을 맞은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박 원내대표 등과 반갑게 포옹하고 악수했다. 두 사람도 앞치마를 입고 서점 일을 도왔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이 대표 요청에 '기술의 충돌', '같이 가면 길이 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한국과학문명사' 등 책을 소개했고 이 대표는 4권을 샀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차이에 관한 생각'이란 책을 들어 보이자 "박 (원내) 대표님 용으로"이라며 웃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극히 사적인 네팔', '작별하지 않는다' 등 3권을 구입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평산책방 방문에는 강경화·김영주·노영민·도종환·이인영·임종석·전해철·한정애·황희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인사들도 자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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