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버거 레스토랑인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가 입점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
지난해 줄줄이 매물로 등장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새 주인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동원산업과 협상을 벌인 한국맥도날드는 매각이 무산됐고, 1년이 넘도록 원매자를 찾지 못한 버거킹은 매각을 잠정 중단했다.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앞세운 외국계 브랜드들의 연이은 한국 시장 진출로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매각이 어려워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최근 한국맥도날드 예비입찰과 관련해 검토한 바 있으나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년 가까이 진행됐던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한국맥도날드의 매각 협상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매각 무산의 가장 큰 이유는 몸값이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5000억원 대의 가격을 원했지만, 동원산업이 2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불투명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3년 간 1201억원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의 상당부분은 본사 로열티로, 한국맥도날드는 본사에 5%대 로열티를 지급하고 신규 출점 점포당 약 6500만원의 기술료를 내야 한다. 2021년 영업손실액은 278억원임을 감안하면 연간 400억~500억원에 이르는 로열티가 수익성을 악화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6년에도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이 중단된 바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이 매일유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하다 매일유업의 포기로 무산됐다. 당시에도 가격과 관련된 문제에서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로 나온 버거킹과 맘스터치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버거킹은 지난 2021년 11월 M&A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가 1년 여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매각 철회를 결정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버거킹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당시 버거킹 몸값으로 약 1조원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맘스터치 역시 현재 매각 논의가 사실상 잠정 중단됐다. 맘스터치를 보유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연내 매각을 목표로 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매각가가 1조원을 호가했으나 올해 몸값이 6000억~7000억원 내외로 조정돼 매각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 매물로 나온 KFC코리아는 처음 M&A 시장에 나왔을 때 거론된 매각 예상가 1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550억원에 사모펀드 운용사인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에 지난달 매각됐다.
이처럼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와 bhc그룹의 ‘슈퍼두퍼’, 고든램지코리아의 ‘고든램지 스트리트버거’ 등 글로벌 버거 브랜드의 국내 진출 여파로 시장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몸값을 낮추지 않으면 매각이 어려울 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성비에 주력하던 대형 버거 프랜차이즈들고 고물가 시대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고급화를 내세운 프리미엄 수제버거의 가세로 시장이 재편돼 새로운 경쟁 구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Copyright ⓒ 브릿지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