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사람이 울더라고요”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작은 기적을 다룬 작품이다. 사실상 엘리트 농구 경험이 없는 부산 중앙고 선수들이 단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만에 나간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일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부상까지 있어, 나머지 선수가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쌓은 금자탑이다. 이미 10년이 넘게 지났고 농구계만 기억하는 작은 사건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진 언더독의 돌풍은 상당한 울림을 준다.
장항준 감독은 부산 중앙고의 선수와 코치의 이야기를 토대로 진한 메시지를 남긴다. 우리가 비록 슛에 실패하더라도, 또 뛰고 또 뛰어서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것처럼 실패에 굴하지 말고 극복해서 이겨내자는 의미다. 교조적이거나 비장미 없이 매우 가볍게 터치하듯 전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의 잔상에 깊게 남는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리바운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8일 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리바운드’는 제25회 우디네 극동영화제에서 관객상인 실버 멀버리를 받았다. 실버 멀버리는 최고 영예인 관객상에 해당한다.
그런 가운데 장항준 감독이 이날 한류타임스와 통화에서 소감을 전했다. 장 감독은 “사실 예상은 못했는데 기대는 했었다. 관객상을 기대했다. 상영회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혹시나 했다. 영화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는데 어떤 이탈리아 사람이 ‘브라보’라고 했고, 이후에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쳤다. 대부분 크레딧 끝날 때 그러는데, 시작할 때부터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상영회 전에 긴장했었다. 과연 ‘한국적 고등학교 정서를 알까?’라는 점이었다. 게다가 유럽은 농구가 비인기 종목이다. 그런데도 예상외로 반응이 정말 좋았다”며 “집행위원장도 이런 반응은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 다음날에도 저한테 사인도 받고, 정진운에게 사람들이 몰렸다. 현지 기자들 반응도 좋아서, 기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개인적으로 흥행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이 해외 관객들에게 통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놀라웠던 것 같다. 저희 상영회 끝나고 식사자리였는데, 한 이탈리아 관객이 울었다면서 다가왔다. 해외 관객들에게 인정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상당히 좋다”고 웃었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우디네에서 열리는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유럽에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제다. 경쟁 부문 영화 가운데 관객 투표를 가장 많이 받는 작품에 관객상을 준다.
앞서 ‘198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기적’ 등 여러 한국 영화가 이 상을 받았다. 올해는 ‘리바운드’를 비롯해 총 43편의 아시아 작품이 초청받아 소개됐다.
한편, ‘리바운드’는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최약체로 꼽혔던 팀의 기적 같은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2012년 실제 대회 당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고 안재홍과 이신영, 정진운 등이 출연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함상범 기자 kchsb@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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