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5·18 계엄군, 민간인 여성 대상 집단 성폭행 등 24건 공식 확인.. 국가보고서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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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5·18 계엄군, 민간인 여성 대상 집단 성폭행 등 24건 공식 확인.. 국가보고서로 남긴다

폴리뉴스 2023-05-08 11:40:17 신고

5·18 조사위, 7일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조사 결과 발표 [사진=연합뉴스]
5·18 조사위, 7일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조사 결과 발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다수의 여성들이 계엄군에게 잔혹하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 처음으로 확인됐다. 정부 차원의 조사 결과 계엄군의 성폭행 의혹 상당수가 공식화된 만큼 피해자에 대한 위로와 보상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10월 31일 여성가족부·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가 공동 구성·운영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바 있다.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성폭력 피해 내용 가운데 17건이 국가에 의해 처음으로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피해자들은 학생이나 주부, 생업에 종사하던 평범한 여성들이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 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계엄군 지휘부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무고한 여성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 것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처음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정 장관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성폭력에 관한 정부 조사에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인권 침해행위가 확인됐다”며 "가해자 또는 소속부대를 조사하고 5·18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상 진상규명의 범위에 ‘성폭력’을 명시할 것을 제언한 진상조사단의 권고를 엄중히 받아들여 군에 의한 성폭력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지난 2020년 출범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 조사위)는 지난해 5월 12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신고는 2018년 정부합동조사단이 조사한 17건을 포함해 총 46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5·18 조사위는 80년 5월 20일 계엄군이 야간 공용터미널 부근의 유흥가와 상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에게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제보와 증언을 확인하고 가해 당사자를 특정하기도 했다.

5·18 조사위, 계엄군 성폭행 24건 조사 완료.. 국가보고서로 남긴다

5·18 조사위는 지난 7일 2018년 공동조사단이 조사한 17건과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 뽑은 26건 등 총 51건의 직권 조사대상 가운데 2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20건은 피해 당사자가 조사를 거부했고, 7건은 당사자나 가족이 사망하는 등의 이유로 조사가 불가능해 24건만 완료한 것. 조사결과는 특별법에 따라 국가보고서로 남기게 된다.

현재까지 조사결과 24건 중 집단 성폭행은 최소 2건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중 2~4명은 여고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5·18조사위가 공개한 계엄군의 성폭행은 잔혹함 그 자체였다. 여고생이었던 A양은 1980년 5월 19일 다른 여성 2~3명과 함께 계엄군에 의해 강제로 차량에 태워져 광주시 백운동 인근으로 추정되는 야산으로 끌려가 성폭행 당했다. 

당시 여고 3학년이었던 B양도 5월 19일 시내에서 계엄군에게 붙잡혀 트럭에 실려 숲속으로 끌려갔다. 계엄군들은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B양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후 외곽 길거리에 버렸다. 이후 B양은 광주의 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점차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다 1985년 7월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1년 뒤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수십 년째 정신병동에서 살고 있는 피해여성도 확인됐다. C씨는 1980년 5월 20일 새벽 언니 집에서 잠을 자고 귀가하던 중 무장한 계엄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C씨는 이후 정신이상 증상을 보여 1982년 7월 국립나주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1988년 4월 다시 국립나주정신병원에 입원한 뒤 지금까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18 진압 작전에 참여했던 김귀삼씨가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 진압 작전에 참여했던 김귀삼씨가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 증언에도 가해자 조사는 ‘감감 무소식’

일부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실명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계엄군 주도 성폭행은 은밀히 이뤄진 탓에 부대 이동 경로를 비롯해 개인별 이동 경로 파악, 내부 고발이 중요 단서로 지목된다.

이를 바탕으로 조사위는 전체 성폭행 사건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계엄군 2명을 만나 조사를 벌였으나 이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선태 5·18 조사위 위원장은 “여성 성폭행 사건의 경우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 중심주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당시 광주·전남의 정신병원·집단수용시설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동시에 진행해 행방불명된 이들을 한명이라도 더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1년 5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이 통과돼 계엄군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도 국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법이 통과되면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또는 상이(傷痍)를 입은 사람'으로 명시돼 있던 기존의 관련자 범위가 성폭력 피해자와 지명수배자, 구금자 등으로 확대돼 그간 보상 ‘사각지대’에 놓였던 5·18 관련자들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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