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쿠바 출신 외국인 투타 듀오가 활약하는 그림을 그린다. SSG의 외인 투수 악몽을 지울 또 다른 ‘쿠바 특급’ 로에니스 엘리아스(34)가 인천에 상륙한다.
SSG는 4일 "에니 로메로(32)를 대체할 선수로 쿠바 출신 왼손 투수 엘리아스를 택했다. 엘리아스와 총액 54만 달러(약 7억14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SSG는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 레이스를 치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에니 로메로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중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로메로는 미국으로 건너가 재활 중이다. 로메로의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SSG는 대체자 물색에 나섰다. 고민 끝에 베테랑 왼손 투수 엘리아스를 대체 선수로 낙점했다.
엘리아스는 201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 계약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201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29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10승 12패 평균자책점 3.85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133경기(선발 54경기) 22승 24패 평균자책점 3.96이다. 올해는 빅리그에서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대신 트리플A 4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5.48을 남겼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쿠바 대표로 출전했다. 1라운드 이탈리아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엘리아스의 강점은 안정적인 제구력, 준수한 변화구 구사 능력, 풍부한 경험 등이다. 통산 볼넷이이 빅리그에서 3.43개, 마이너리그에서 3.15개로 나쁘지 않은 제구력을 보여줬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의 움직임도 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SG 관계자는 4일 본지와 통화에서 “엘리아스는 2년 전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현시점에서 외국인 투수 시장에 나온 선수 중 상위 등급에 속한다”며 “KBO리그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면 제구력이 좋아야 한다고 봤다. 제구가 안 되는 투수는 KBO리그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엘리아스는 제구력이 준수하다. 체인지업, 커브로 불리할 때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투구 폼도 다소 특이해서 KBO리그 타자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엘리아스는 부상 이력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광배근, 삼두근, 햄스트링 등 다양한 부위를 다쳤고, 2021년 3월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를 받았다. 그러나 SSG는 투구하는데 치명적인 어깨 부상이 아니었고, 팔꿈치 수술 뒤에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어서 엘리아스의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엘리아스는 2022시즌이 끝난 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던졌고, 올 시즌에는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도 선발 투수로 뛰었다. 구단 관계자는 “수술 후 엘리아스의 구속, 구위, 회복 속도, 체력을 체크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SSG는 엘라아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꼼꼼한 검증 절차를 거쳤다. SSG 스카우트가 미국 현지에서 직접 엘리아스의 기량을 체크했다. 또 트레이 힐만 컨설턴트가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동원해 다방면으로 엘리아스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으며 기량과 인성 모두 양호하다는 평가를 했다.
SSG는 이미 올 시즌 쿠바 출신 선수를 영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32)가 리그 타율 4위(0.363), 타점 2위(23점), 홈런 공동 8위(3개)로 맹활약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5개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SSG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SSG는 같은 쿠바 출신인 에레디아와 엘리아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구단 관계자는 “에레디아의 존재가 엘리아스가 KBO리그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선수의 ‘케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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