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제호 인턴기자] '남자사용설명서'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원석 감독이 이번에는 독특한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제목부터 '킬링 로맨스', 범상치 않다.
'킬링 로맨스'는 톱스타 여래(이하늬 扮)가 심각한 발연기로 국민적 조롱거리로 전락하자 현실을 잊기 위해 남태평양의 '콸라'섬으로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자신을 구해준 재벌 조나단(이선균 扮)과 결혼을 선택하고 배우로서의 삶을 은퇴하는 여래.
그러나 결혼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조나단은 여래를 사업 확장을 위한 도구로 여겼고 그녀의 삶을 간섭한다. 조나단은 여래가 배우 복귀의사를 표현하자 폭력을 자행하기도 하는 싸이코패스.
그러던 어느날 서울대 집안의 유일한 4수생 범우(공명 扮)는 자신의 최애인 여래가 옆집에 사는 것을 알게 된다. 조나단과의 결혼 생활에 지친 여래는 범우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여래는 범우와 함께 조나단 암살하자는 계획을 공모하게 된다.
'킬링 로맨스'를 보는 내내 웨스 앤더슨 감독이 떠올랐다. 화려한 색감, 과장된 미장셴 그리고 집착에 가까운 정중앙 배치. 특히 영화의 시작부터 외국 배우가 동화를 소개하는 식의 구조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대표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케하는 대목이었다.
특히 소위 '약 빤듯 한' 유머가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이다. 요즘 유행인 숏폼 콘텐츠 형식의 개그는 이 영화의 확실한 매력이다. B급 유머를 표방하는 만큼 호불호는 분명히 갈리겠지만 취향이 맞는 이들에게 있어서 이 영화의 유머는 상당히 재미있다.
또한 이하늬와 이선균과 공명의 연기는 적당히 과장되었다. 특히 이하늬는 '극한직업'이라는 코미디 영화에서 본인의 역량을 증명했듯이 '킬링 로맨스'에서도 주연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범우의 친구를 연기한 배유람이나 조나단의 비서 밥 역할의 앤드류 비숍 배우의 코미디 연기도 매우 훌륭했다.
다만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코미디의 호불호 폭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취향이 맞지 않다면 러닝타임 내내 무표정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 영화는 근래 영화들 중 보기 드물게 'TV 예능 프로그램' 형식의 자막을 적극도입하였다. 물론 신선한 시도였고 때로는 그러한 자막이 코미디의 재미를 키우기도 했지만 일부 장면들은 오글거렸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의 요소를 적극 삽입하였다.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레이즘'은 여래를 상징하는 OST다. 조나단의 최애곡인 HOT의 '행복'은 영화의 터닝포인트마다 나온다. 이외에도 영화의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에서 '킬링 로맨스'는 자신이 뮤지컬 영화임을 강력하게 호소한다. 그럼에도 '킬링 로맨스'의 뮤지컬 장면은 코미디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흐리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필자 역시 해당 영화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자주 볼 수 있는 B급 코미디라고 생각하였으나, 보고 와서는 생각보다는 괜찮은 영화였다. 영화를 무겁게 즐기기 힘들어하거나 뇌를 비우고 편하게 영화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최소 티켓값은 보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영화가 끝나면 '레이니즘'과 '행복'을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코미디 영화 '킬링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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