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토끼 사진 / 이하 픽사베이
반려 토끼를 밀폐용기에 넣었다가 질식해 숨지게 한 뒤 이를 끓여 먹으려던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토끼를 죽이려던 것이 아니었고, 설령 죽일 의도가 있었더라도 학대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2부(재판장 한성진)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68)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무죄는 그대로 확정됐다.
집에서 토끼 한 마리를 기르던 A씨는 지난해 5월 키우던 토끼가 외로워 보인다며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에서 또 다른 토끼를 1만원에 데려왔다. 먼저 있던 토끼가 살던 곳에 새 토끼를 합사시켰다.
그런데 기존 토끼가 새 토끼를 괴롭히며 시끄럽게 하자 A씨는 새 토끼를 꺼내 플라스틱 통 안에 넣고 잠갔다. 10시간 뒤 새 토끼는 질식해 죽었다.
A씨는 다음날 플라스틱 통 안의 토끼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지인과 함께 죽은 토끼로 토끼탕을 끓여 먹겠다며 인근 천변에서 털을 태우다 행인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을 맡은 서울북부지법은 “A씨가 토끼를 플라스틱 통 안에 넣은 목적은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분리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죽이기 위해 통 안에 넣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동물보호법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죽음에 이르는 행위 중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1심 판단은 A씨의 행동이 동물보호법이 규정한 학대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여유 공간이 거의 없고 밀폐된 플라스틱 용기에 토끼를 넣어둔 채 10시간 동안 방치한 만큼 토끼의 죽음에 최소한 미필적 고의가 있고, 질식사 과정에서 토끼에게 엄청난 고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 사람은 토끼를 보호해야 하는 동물로 여기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씨 행위는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A씨의 행위가 ‘동물에 대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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