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가장 중요한 화두는 소통이라 생각했다.”
정몽규(61)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 쇄신안의 핵심에 대해 ‘소통’이라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새로운 이사진 명단(25명)을 발표하면서 “소통을 위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추천하게 됐고 프로세스의 개선도 추진했다”고 힘주었다.
협회는 앞서 승부 조작 연루 등 사유로 징계받은 축구인들에 대해 기습 사면과 철회로 공분을 샀다. 3월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사면 대상에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중 48명도 포함돼 맹비난을 받았다. 그러자 협회는 사면안을 철회하며 지난달 4일 정몽규 회장을 제외한 모든 부회장과 이사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협회는 한달 여 만에 축구계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된 새 이사진을 꾸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을 비롯해 한준희(홍보) 해설위원, 장외룡(기술) 전 감독, 원영신(여성) 연세대 명예교수, 하석주(학교축구) 아주대 감독, 최영일(대회운영) 전 국가대표, 이석재(시도협회 대표) 경기도 축구협회장이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은 유임됐다.
분과위원장에는 정해성 대회위원장,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서동원 의무위원장이 유임됐고 여성 및 윤리위원장에 이윤남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공정위원장에 소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사회공헌위원장에 김태영 전 국가대표 코치가 새로 선임됐다.
이사진에는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유임된 가운데 강명원 전 FC서울 단장, 박재순 전 수원 삼성 대표, 조덕제 FC목포 감독, 신연호 고려대 감독, 이근호 남자 프로선수협의회장, 지소연 여자 프로선수협의회장,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국가대표 출신 노수진 영등포공고 교사, 전해림 덕성여고 체육교사, 박인수 전 전국축구연합회 총무이사가 새로 뽑혔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한 달간 협회는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잘못된 판단으로 축구계 종사자와 팬,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마음의 상처를 안겨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부회장과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는 상황에서 가장 책임이 큰 저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임기 1년 8개월이 남은 상황에 협회를 안정시키고 잘 마무리하는 것이 진정한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인사의 구성과 상근 부회장 제도의 도입이 특히 눈에 띈다. 이전까지 협회는 전무직을 유지해왔다.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할 시스템과 관련해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왔다. 몇몇 공정위원회에선 보안 문제로 논의 과정이 적었다. 한두 가지 절차를 더 거쳤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사회를 활발하게 운영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근호(대구FC), 지소연(수원FC 위민) 등 현역 선수를 이사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대표팀뿐 아니라 프로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그들의 목소리도 협회가 들어야 당연하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힌 정몽규 회장은 공정위원장에 검사 출신을 뽑은 이유를 두곤 "상벌을 하는 조직인 만큼 사법 체계를 잘 알아야 한다. 사면 사태로 인해 법체계를 아는 점에서 힘들게 모셨다“고 설명했다.
김정배 상근 부회장은 협회 정비와 소통 강화, 협회 역할 확장을 다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협회에 정비할 일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겠다. 내부 정비를 통해 일의 효율성이 더 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 몸에 병이 생기는 것은 막힌 곳이 있어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활력 있게 움직이려면 막힌 곳이 없어야 한다. 내부에 원활한 소통이 있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부연했다.
협회의 역할 확장도 약속했다. 그는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공간 확보와 공간 창출이다. 최근 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은 것도 공간 창출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협회 역할 확장을 위해 K리그 승강제와 스포츠 산업화를 잘 결합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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