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MZ세대 조미료(MSG)에 대해 긍정적 평가
1~4세대 걸치며 조미료 ‘다양화’…조리법 및 소비자 선택권 폭넓혀
[아시아타임즈=신수정 기자] “조미료 쓰는 게 웰빙식”, “엄마의 손맛은 조미료로부터 시작되죠”, “미원은 요식업계 오케스트라”, “MSG 해롭다고 굴소스, 맛소금, 치킨스톡 쓰던 시대는 지났죠”
지난 25일 경기도에 위치한 지역 상점 내부에 진열된 조미료 식품 코너. (사진=신수정 기자)
일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조미료(MSG, Mono Sodium Glutamate)에 대한 평가다. 그만큼 MSG에 대한 고정관념이 변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MSG가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에서 적정량의 조미료를 사용해 저염·저당식을 추구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MSG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던 기성시대를에 반해 MZ세대들은 MSG의 장점을 더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시선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신(新) MSG족'이라 평가한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MSG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고 전해진다. 이중에서도 그간 이미지 타격을 크게 입었던 1세대 조미료 대상의 ‘미원’은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모든 음식에 어울리는 게 죄는 아니잖아?’란 제목의 미원 유튜브 광고는 한 달 만에 1000만 조회수에 육박했다. 해당 광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맘카페 및 요식업 커뮤니티 등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정훈 대상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미원라면 출시 배경을 설명한 인터뷰에서 “요즘 세대들은 MSG를 빌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자발적으로 유튜브 영상에 미원을 사용하는 꿀팁도 올린더라”고 전했다. 이어 “(MZ세대에게) 조금 더 일찍 (조미료에 대한 생각을) 물어볼 걸, 너무 조심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 맘카페 및 요식업 커뮤니티에서도 조미료가 다시 부상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은 댓글로 “상대적인 저염식이 가능해져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등 긍정적 의견을 남겼다.
“이영돈이 쌓은 MSG 오해를 백종원으로 풀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백종원은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프로그램에서 요리와 외식 경영 코치로 활약해 MZ세대에게 잘 알려진 요리 전문가다. 여러 매체에서 그는 조미료를 통한 저염식을 주장하며 ‘조미료 사랑’을 보여왔다. 이에 ‘조미료요정’이란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그와 조미료는 떼어놓을 수 없는 이미지로 각인됐다.
조미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6년부터다. 90년대 초 유해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조미료는 이때 식약처가 식품첨가물 분류에서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를 퇴출시키면서 오해를 풀었다.
MSG의 정확한 명칭은 ‘L-글루탐산나트륨’으로 글루탐산으로 불린다. 글루탐산은 20가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로 곡류 등 식물성 단백질에 다량으로 함유된 성분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소비자분들도 MSG에 대한 오해 없이 많이들 사용하시는 분위기”라며 “이제는 안전성이나 유해성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이 퍼졌다”고 답했다.
유해성에 관한 오해가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조미료 시장도 성장세로 들어섰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조미료 소매점 매출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다 2020년 상반기 1000억원을 돌파했다.
소매점은 대형할인마트, 체인점을 보유한 슈퍼, 80평 이상 중대형 규모의 개인 독립슈퍼, 80평 미만 중소형 규모의 슈퍼마켓과 일반식품점을 말한다. 식품업계에선 온라인 유통 채널과 해외 판매 등을 고려하면 현재 조미료 시장은 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추정한다.
참치액 등 액상 조미료가 식품 코너에 진열된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조미료업체들이 지난 20년간 유해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차세대 조미료를 개발해 대체제를 제시해왔던 것도 조미료 시장 규모를 키운 요인으로 주목된다.
조미료 시장은 1~4세대를 거쳐 발전했다. 1세대는 종합 발효 조미료로 대상 미원이 대표적이다. 이어 2세대 조미료는 종합 조미료로 CJ제일제당의 다시다 등이 있다. 3세대 조미료는 천연 조미료인 산들애·맛선생이, 4세대 조미료는 바이오 기반의 액상 발효 조미료인 샘표의 연두다. 최근엔 5세대 조미료로 비건(채식) 열풍을 고려해 합성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은 자연 조미료도 눈에 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닐슨코리아 등 조사기관에선 조미료 시장 규모를 2000억원 정도로 추산하는데, 1~4세대 조미료를 고려하면 사실 너무 적은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조미료 시장은 차세대 조미료가 등장하면 기존 조미료가 사라지거나 대체되지 않고 기호에 따라 선택하거나 두 가지 이상 조미료를 결합해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며 “종합 조미료든 발효 조미료든 액상 조미료든 자연 조미료든 이제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각 가정만 보더라도 1~4세대 조미료를 모두 구비한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조미료의 등장이 거듭되면서 오히려 조미료를 활용한 조리법도 다양해지고 조미료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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