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WKBL) 라이징스타팀이 한일 여자농구 교류를 향한 3점슛을 쏘아 올렸다.
WKBL과 일본여자농구리그(WJBL)는 과거부터 스포츠 교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한국과 일본 여자프로농구 우승팀이 맞붙는 한일W리그챔피언십이나 단일 구단끼리 서로 자웅을 겨루는 경기들을 여러 차례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하며 한일 여자농구 교류에 대한 열기는 점점 식었다.
그러던 도중 올해 초 한일 여자농구 교류 부활의 신호탄이 쏴졌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규제들이 해제되면서 올스타 한일 교류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WKBL 측과 WJBL 측 관계자들이 서로 일본과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보며 활발하게 교류를 이어갔다. 그 결과 WKBL은 4월 29일과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리는 ‘W리그 올스타 2022-2023 in 아리아케’의 이벤트 매치에 초청받았다.
WKBL은 25살 이하의 젊은 선수들 12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아울러 전주원(51) 우리은행 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6개 구단 수석코치 또한 코칭스태프로 참여하며 힘을 모았다.
WKBL 라이징스타 선수단은 한일 교류전이 열린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각자의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29일 W리그 올스타와 맞대결에서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미국프로농구(WNBA) 출신 도카시키 라무(32·ENEOS)와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들을 상대로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84-89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한국 젊은 선수들의 재능을 일본 팬들에게 각인하기에 충분했다.
WKBL 라이징스타팀과 W리그 올스타의 경기 도중에는 익숙한 응원가들이 귀에 흘러 들어오기도 했다. WKBL 구단들의 응원가다. 아리아케 아레나에 WKBL 구단들의 응원가가 큰 소리로 울려 퍼졌다. 경기장에 방문한 한국 팬들은 응원가에 맞춰 함성을 질렀다. WKBL 라이징스타 선수들은 자신의 구단 응원가가 나오자 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본지와 만난 일본 측 대회 관계자는 WKBL 구단의 응원가를 사용한 취지에 대해 “3월 중순에 W리그 부회장님과 사무국장님이 WKBL 플레이오프 경기를 관람하러 가셨다. 이때 응원가를 들으시면서 ‘일본에도 응원가 문화가 있는데, 한국의 리듬이 경기장에 함께 울려 퍼지면 한국과 일본의 좋은 케미스트리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며 “저희는 한국 선수단과 팬들에게 ‘원정’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다 같이 함께하는 친선 경기’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래서 경기 중에도 WKBL 팀들의 응원가를 틀며 문화를 함께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올스타 한일 교류전 무대는 한국과 일본 선수들 화합의 장이 됐다. WKBL 라이징스타팀과 W리그 올스타팀은 한일 교류전이 끝난 뒤 코트 위에서 서로 해맑게 웃으며 간단한 대화들을 나눴다.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는 함께 손 하트를 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바라본 전주원 WKBL 라이징스타 감독은 “선수들이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며 만족감을 느꼈다. ‘W리그 올스타 선수들도 즐거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일본 올스타전에서 저희가 경기하는 게 어색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선수들끼리 너무 잘 어우러졌다. 이질감 없이 올스타전에 함께하는 팀 같았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달 30일 댄스 공연 시간에는 WKBL 라이징스타 선수단과 W리그 올스타 선수단이 함께하며 무대를 더욱 빛냈다. W리그 올스타는 댄스 공연 곡으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선정했다. 여기에도 W리그의 배려가 담겨 있었다. 일본 측 대회 관계자는 “W리그 올스타 선수단과 W리그 사무국장님이 상의해서 결정했다. 한국 곡을 선택해서 한국 선수단과 팬들에게 홈 느낌을 주고 싶었다. 올스타전을 할 때는 진지하게 하지만 춤출 때는 다 같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의 관심과 배려 속에 첫 여자농구 한일 올스타 교류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현장에서 만난 WKBL 관계자는 “준비 과정이 조금 촉박한 면도 있었다.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잘해준 덕분에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WJBL 관계자와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 공감대 형성했다. 양측 모두 이번 한일 올스타전이 교류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여름에 열리는 박신자컵 참가 논의도 하고 있다. 이번을 기점으로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본 측 대회 관계자도 향후 더 많은 한일 교류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일본 측 대회 관계자는 “오랫동안 이어지는 정기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첫 이벤트로 한일 올스타전을 선택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드려도 될지 모르겠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다음 시즌에도 한일 올스타전이 열리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셔도 좋을 것 같다. 무조건 기대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전주원 WKBL 라이징스타 감독 역시도 앞으로 지속해서 이어지게 될 한일 교류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전주원 감독은 “WKBL과 WJBL 모두 이 교류전을 장기적으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가 더 큰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교류전이 점점 더 커지고 좋아져서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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