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1982년생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이대호(41)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불혹의 나이에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을 올리며 화려한 은퇴 시즌을 보냈다. 그야말로 박수 칠 때 떠났다.
이대호보다 한 살 적은 최형우(40·KIA 타이거즈)에게도 은퇴를 고민 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올 시즌은 그의 2번째 FA(자유선수계약)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형우는 은퇴 관련 질문에 “저는 (이)대호 형처럼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고 은퇴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웃으며 “제 개인적인 바람은 45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가 계속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구단이 저를 필요로 해야 할 수 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최형우는 2021년 안과 질환과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타율 0.233 1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29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타율 0.264 14홈런 OPS 0.786에 머물렀다. 자연스럽게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돼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는 "작년에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재작년에 부진해 비시즌에 많은 준비를 했다. 스프링캠프까지 완벽했다. 그런데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그래서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세월의 흐름을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다. 하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경쟁력이 갖췄다. 올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24일까지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54타수 17안타) 3홈런 11타점 출루율 0.422 장타율 0.519 OPS 0.941 득점권 타율 0.286를 기록 중이다. 팀 내 타율 2위고,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는 모두 1위다. 나성범(34)과 김도영(20)의 부상 이탈, 박동원(33·LG 트윈스)의 이적으로 화력이 떨어진 KIA 타선에서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타격감이 뜨겁다. 최형우는 2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4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23일엔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2루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1회 2사 2루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36)의 7구째 속구를 받아 쳐 우중간을 갈랐다. 개인 통산 465번째 2루타로 ‘국민타자’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했던 종전 최다 기록(464개)을 넘어섰다. 삼성이 4-3으로 바짝 추격해온 7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돌부처’ 오승환(41)의 초구 패스트볼을 통타해 가운데 담을 넘기는 솔로포를 작렬했다. 이날 2개를 추가하며 통산 1472타점을 마크했다. 이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최다 타점 기록(1499타점)에 27개 차이로 다가섰다.
부진했던 지난 2년간에 비해 올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좋다. 팀 스프링캠프에 앞서 1월 중순 후배 류지혁(29), 황대인(27)과 함께 미국으로 먼저 떠나 개인 훈련을 하며 예년보다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타격 폼에 변화를 준 것도 주효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느려진 배트 스피드를 회복하가 위해 평소 하던 레그킥을 생략했다. 하지만 오히려 타격 부진이 심해졌다. 올해는 다시 오른 무릎이 벨트 선까지 올라오는 큰 레그킥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23일 삼성전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매 경기 기록에 신경 쓰기 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며 “최다 타점도 앞두고 있지만 딱히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팀이 이기는 데 더 집중하다 보면 기록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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