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필리핀 군사훈련 한창인데...中외교부장, 필리핀行 주목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왼쪽)의 초청으로 21일 오후 10시 친강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친 부장은 22일 마날로 장관에 이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제공=뉴시스)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은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이다. 미국과 필리핀이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는 도중 전격 방문하는 친 부장에게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AFP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친 부장은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의 초청으로 전날 오후 10시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친 부장은 22일 마날로 장관에 이어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며, 23일까지 필리핀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친 장관의 필리핀 방문은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양 측 간 이견을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 (친 부장의) 방문을 통해 필리핀과의 소통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필리핀 외교부는 “(친 부장과 마날로 장관이) 농업, 무역, 에너지, 인프라, 인적 교류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상호 관심사인 지역 안보 문제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달 11일부터 28일까지 남중국해 인근에서는 연례 미국-필리핀 연합훈련인 ‘발리카탄’이 진행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발리카탄에 대해 왕 대변인은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 협력은 남중국해 분쟁에 간섭해서는 안 되며, 중국 영토 주권과 해양 권리 등 중국의 안보 이익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필리핀은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이후 친중 행보를 보이면서 훈련 규모를 줄였었다.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에는 미군이 필리핀 내 군 기지 4곳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내달 1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