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오픈런에 지친 젠지세대가 눈을 돌린 곳은 전통주다. 전통주 구매자 비율 중 2030의 비율이 66%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는데, 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은 전통주가 궁금하다면.
해창막걸리를 시도해볼 생각이라면, '12도' 짜리를 사야된다는 것도 함께 기억하자. 이 막걸리는 9도와 12도 두 종류로 판매 중인데, 회색 라벨을 두른 제품이 산미와 과실미가 느껴지는 찐이다. 농도가 짙고 걸쭉하며 거친 입자감으로 특유의 감칠맛이 잘 드러나 완성도가 높기도. 찐하면서도 새콤달달한 맛이 한식과 먹어도 찰떡콩떡이다.
한국의 '막페인' 복순도가. 탄산감이 있고 목넘김이 가벼워 샴페인 같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기계식이 아닌 '박복순'씨가 직접 손으로 빚은 손막걸리로, 살아 숨쉬는 누룩이 만들어낸 강한 천연 탄산이 포인트. 마시기 전 병을 개봉할 때, 10회 가량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해야 할정도다. 홈파티에서 샴페인 대신 내어도 칭찬받을만한 선택. 탄산만큼 산미도 매력적이라 기름진 음식과 먹을 때 가장 좋다.
솔송주는 전통주 중에서도 나름 '네임드'다. 2019년 청와대 설 선물로 선정돼 이미 많이 알려졌기 때문. 게다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이기도 한 특별한 술이다. 솔향을 은은하게 풍기는 약주라 왠지 어르신들이 찾을 법한 술같지만, 화~한 허브향이나 진 스타일을 좋아하는 입맛이라면 누구라도 솔송주는 바로 원픽 등극. 드라이한 피니시와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 은은한 솔송주는 어느 요리와도 잘 어우러질 듯.
전북 순창에서 직접 농사지은 무화과 열매 3개 정도가 들어갔다는 지란지교 무화과 탁주. 무화과를 청으로 만들어 탁주에 넣었는데, 무화과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어 향도 잡고 자연스러운 단맛도 낼 수 있었다고. 흔들기 전엔 투명한 붉은색이다가 흔들면 불투명한 딸기주스 색으로 변하는데, 이 색상은 비트로 구현했다. 탄산은 없고, 우유처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 새콤달콤한 맛에 반해 홀짝홀짝 마시다보면 한 병을 금세 비우지만, 흔들어 마시기 전에 먼저 맑은 부분을 마셔보길 추천한다. 맑은 술도 못지않게 훌륭하며, 마치 다른 술을 먹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
맑은 물이 아니면 살지 않는 우렁이를 논에 넣어 재배한 쌀로 만든 우렁이쌀청주. 멸균처리까지 해서 유통기한도 없다고 하니 안심이 두배! 마셨을 때 약간의 산미와 화이트와인 느낌이 나는데, 그만큼 깔끔한 인상을 주며, 찹쌀 특유의 단맛의 여운도 느껴진다. 진한 단맛과 씁쓸한 맛의 대비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상온 보관 후, 그렇지 않다면 냉장보관 후 마시는 게 좋다.
려는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술이지만, 시도해본 이들은 많지 않을 듯. 그치만 한 번 맛보면 한 번만 찾는 이들은 없는 소주다. 쌀을 블렌딩한 일반 증류소주 종류와, 고구마로 만든 증류소주가 있는데 고구마 소주로 선택할 것.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품질 좋은 여주 햇고구마로 만들어져 달달한 고구마 단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특징. 마시고 난 후 달달한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버번 위스키같은 고급진 매력을 닮은 듯.
프리랜스 에디터 / 권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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