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단적 선택' 관련 뉴스 보도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전세 사기에 몰려 스스로 삶을 마감한 세입자들, 아이돌 가수 문빈의 사망 소식 등 암울한 얘기가 쏟아진다.
이런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극단적 선택'이란 용어 사용을 두고 오히려 '그 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고 한 의학계 전문가의 주장이 다시 소환돼 주목 받고 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종호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전화 인터뷰하고 있는 장면. /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쳐
오늘(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돌려 말하는 한국'이란 제목으로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지난 22년 7월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인터뷰를 보도한 기사가 올라왔다.
기사 요지는 이렇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가 자살을 예방한다는 근거가 없고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 교수는 “자살 대신 다른 완곡한 용어를 사용하는 게 자살을 줄이거나 예방한다는 근거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 독일 등도 중립적인 용어인 자살을 자살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이란 표현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도 했다. “(해당 표현은) 사망한 사람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에게도 낙인이 된다. 유가족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 라고 묻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유족들에게 또 다른 죄책감을 주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게 나 교수의 주장이다.
나 교수는 특히 “(자살) 보도 원칙 중 또 하나 중요한 건, 자살을 마치 힘든 상황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하나의 가능성처럼 보도하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는 그 자체에 자살이 마치 힘든 상황에서 선택지의 하나라는 것을 이미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아프게 지적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는 2023년 1월 18일 tvN 유키즈온더블록 177회에 출연해 '극단적 선택' 용어 사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 tvN 유키즈온더블록 화면 캡쳐
이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자살이 선택지의 하나라는 것을 내포한다'는 나 교수 지적에는 큰 공감을 불렀다. 댓글에는 "궁지에 몰린 건데 선택지가 어딨겠어" "궁지에 몰린 사람이 보기엔 '아 저것도 선택지 중 하나구나' 라는 인상을 줄 거 같음" "선택은 아니지...그냥 내몰린 건데" "선택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영향을 은연중에 사회 전체에 주는 거 맞는다고 생각함" "단 하나만의 길이 기다리고 있을 때 그걸 선택이라고 하지는 않음" "선택이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더더욱 손가락질하는 게 더 많이 보임" 등의 내용이 달렸다.
기사 이해를 돕는 이미지 컷 / olesea vetrila, shutterstock.com
하지만 다시 '자살' 표현을 쓰자는 데는 네티즌 의견이 다양하게 갈렸다. 댓글에는 "자살이라고 그냥 쓰는 게 오히려 나은 거 같음" "자살은 자살이라고 쓰는 게" "그냥 자살로 표기하면 될 듯 그게 가장 객관적인 사실이니깐" 등의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냥 사망했다고 만 말했으면 좋겠어" "언론 보도는 사망이라고 하는 게 나은 거 같아" "사망으로 통일하는 게 나을거 같아" "사망이라고 하고 최대한 밝히지 않았으면 싶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반면 "자살은 너무 자극적이다" "자살이란 단어가 너무 퍼지지 않는 게 좋다" "자살이란 표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등 자살 표현에 대한 거부 의견도 상당수였다.
일부 네티즌은 "'선택'이나 '자살'이 아닌 다른 대체 단어가 필요해 보인다" "아무리 고민해도 대체할 만한 단어가 안 떠오를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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