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 기소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Bittrex)가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현지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기소당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비트렉스와 거래소의 운영자인 윌리엄 시하라(William Shihara) 최고경영자를 양측으로 기소했다. 
 

증권거래위원회

윌리엄 시하라 최고경영자가 미등록 거래소와 중개 및 청산기관을 운영했으며, 비트렉스는 국가 증권 거래소로 등록하지 않은 채 글로벌 사업부와 주문서를 공유했다는 게 증권거래위원회의 관점이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비트렉스가 기관의 규제 조사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사를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트렉스 거래소에서 ‘가격 예측’과 ‘이익 기대’ 등의 투자 관련 용어를 의도적으로 삭제해왔다는 설명이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증권거래위원장은 “비트렉스 운영진은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규칙을 알고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가상화폐가 ‘증권’이라는 정보를 삭제하며 회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거래소, 중개 및 청산기관으로서 미국 증권법 준수도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비트렉스가 투자자 보호보다는 이익에 기반한 운영을 해왔다는 것이 겐슬러 위원장의 총평이었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렉스의 주요 불법 사항으로 연방 증권법 우회, 법규 우회를 위한 가상화폐 발행자 상담, 시장 중개 기능 결합을 통한 이익 극대화 등을 꼽기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렉스 거래소를 기소했다(사진=증권거래위원회)

비트렉스의 경우 지난달 말 미국 사업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현지 규제 환경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13년과 비교해 까다로워졌다는 점에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는 게 비트렉스의 입장이었다. 
비트렉스는 “사업 시작 후 9년이 지난 지금의 가상화폐 생태계는 매우 달라졌다”라며 “규제 요구사항은 명확하지 않고 적절한 논의나 의견 없이 시행돼 불균형적인 경쟁 환경을 초래한다”라고 언급했다. 
증권거래위원회의 최근 기소 외에 현지 규제가 비트렉스 운영에 타격을 입힌 최근 사례로는 지난해 미국 재무부의 벌금 납부 명령이 있었다. 미국 재무부는 비트렉스가 현지 당국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2,930만 달러(한화 약 384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비트렉스가 미국 제재 지역으로 포함된 이란, 수단, 시리아, 쿠바, 크림반도 등의 시장 참여자에게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 규정을 위반했다는 게 미국 재무부의 입장이었다. 
 

비트렉스 가상화폐 거래소는 규제를 이유로 지난달 미국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사진=비트렉스)

한편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증권거래소에 적용되는 규정이 가상화폐 플랫폼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인 ‘디파이(DeFi)’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상당수의 가상화폐 플랫폼은 이미 증권거래위원회가 규정하는 거래소의 정의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증권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의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