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유영 감독이 대표로 있는 SNP컴퍼니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광고 등을 제작하는 종합 프로덕션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웹 예능을 선보이며 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유튜브 시장이 커지고, 콘텐츠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뮤직비디오, 광고를 위주로 제작하던 SNP 컴퍼니에도 자연스럽게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이유영 감독
이 감독은 이 제안들을 수용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히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방송인 정혁이 진행하는 음악 예능 ‘차트맨’(제작 꿈의엔진)을 비롯해 아이돌 그룹과 함께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다양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금은 골프 레전드 박세리의 이야기를 담는 ‘세리TV’(제작 바즈인터내셔널)를 통해 유튜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물론 박세리의 골프 이야기도 담기지만, 기존 골프 콘텐츠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캐디로 변신한 박세리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 ‘세리TV’는 이를 통해 골프장에서의 ‘매너’를 설명하는 등 ‘박세리라 가능한’ 이야기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최근 골프를 향한 관심이 새롭게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골프 매너 등을 미처 갖추지 못한 분들이 계셔 캐디분들이 힘든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 누가 와서 ‘틀렸다’라고 말을 할 수 있겠나. 그런데 박세리 감독님이라면, 그게 가능하다.”
골프 레전드 박세리가 아닌, 인간 박세리의 모습도 담긴다. 그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세리TV’에서는 한층 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 쿡방, 먹방 등 박세리의 취향이 묻어난 콘텐츠들도 함께 선보이면서 가능성을 넓혀나가고 있다.
“초반에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결국 채널명이 ‘세리TV’가 됐다. 박세리라는 이름 그 자체가 브랜드인데, 굳이 다른 채널명을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던 것이다. 골프 이야기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우리의 목표는 ‘박세리’를 보여주자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조금 더 시청자들, 팬들과 소통을 할 수 있을지도 고민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세리의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채널이 18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고, 수십만에서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배경에는 인지도 이상의 진정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 진심과 응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유튜브에 진심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촬영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사실 활동이 활발하시니 바쁘시지 않나. 그 와중에 꾸준히 촬영을 하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굉장히 적극적이시다. 아직 시작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콘텐츠다. 선보이는 카테고리가 다양한데, 무한정 뻗어 나갈 순 없겠지만 구독자, 시청자들의 니즈에 맞춰서 조금씩 변형되는 과정이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유연함은 SNP컴퍼니의 방향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뮤직비디오, 광고, 드라마, 예능 등 영화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하면서 어려움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쌓이게 될 경험과 역량을 믿었다. ‘특이한 회사’라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이것이 지금의 미디어 시장에서는 성장 동력이 된다고 믿는 것이다.
“IP를 갖고 있는 제작사냐 아니냐에 따라 롱런의 결정이 될 것 같다. 시장을 봤을 때 단순 제작만 하거나, 안주하게 되면 끝이 분명히 보이는 것 같다. 감독이 인기가 많고, 한창 크리에이티브 할 때는 잘 나가지만, 그 감이 떨어지면 회사까지 같이 무너지지 않나.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자체 콘텐츠를 가지는 게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온전히 우리가 제작비를 대면서 하는 것이 아니니 온전히 우리의 IP는 아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경험들과 포트폴리오가 쌓이면, 추후 우리가 자체 제작을 할 수 있는 실력들이 생기는 게 아닌가. 앞으로 제작사는 이러한 역할들이 필요한 것 같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결심을 하기까지 고민이 없지는 않았지만, 소속 PD들의 숫자를 차근차근 늘려나가고, 아티스트도 영입하면서 활동 분야와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회사가 단단해지려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기준 1년에 100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회사 내에 여러 디렉터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언젠가는 이것을 더 늘리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때 문제가 없으려면 지금 디렉터들의 양성이 잘 돼야 한다고 여긴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어느 순간 정말 문화의 중심에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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