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리바운드’ 안재홍에게 차오른 뜨거운 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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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터뷰] ‘리바운드’ 안재홍에게 차오른 뜨거운 불길

한류타임스 2023-04-16 12:52: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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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재홍은 영화 ‘리바운드’를 운명처럼 만났다. 장항준 감독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리바운드’를 언급하는 장면을 안재홍도 라이브로 보고 있었다. “왠지 나에게 오지 않을까, 왔으면 좋겠다”라는 희미한 촉이 발동했다. 그리고 며칠 뒤 시나리오가 안재홍에게 전달됐다. 

대본을 읽자마자 가슴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솟았다. ‘잘 해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날 저녁 이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배우들이 어지간하면 며칠은 끌기 마련인데, 매우 빠른 속도로 피드백을 준 것이다. 안재홍이 캐스팅 되면서 영화 제작이 일사천리로 풀렸다. 그리고 지난 5일 개봉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안재홍의 가슴에 왜 불길이 치솟았는지 알 수 있다. 2012년 부산 중앙고 농구단의 기적 같은 전국대회 준우승기를 다룬 ‘리바운드’는 서사적으로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많은 청춘에게 희망이 될 위로가 잔잔하게 담겨 있다. 농구 액션은 현란하면서도 몰입도가 높다. 영화계의 ‘매력 덩어리’ 장항준 감독과 안재홍의 시너지가 상당하다. 

특히 진심이 가득하면서도 안재홍의 매력이 발현되는 독특한 코미디가 극의 활기를 더한다.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는 안재홍의 익숙함 속에서 묵직한 힘이 전달된다. 그런 가운데 안재홍이 한류타임스와 지난달 29일 만났다. ‘리바운드’가 자신에게 슛 타이밍을 줄 기회라 여겼다는 안재홍의 진심을 일문일답으로 펼쳐본다. 


대본을 읽은 소감은? 뭔가 그렇게 좋았는지 궁금하다.
대본을 닫았을 때 ‘강양현’이란 인물이 마음 속으로 다가왔다. 뭔가 끓어올랐다. 흥분감이 생겼다. 그때부터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내용을 알고 나니 더 벅차 올랐다. 그날 저녁 바로 이 작품 하겠다고 연락했다. 그리고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가지고 있는 이 이야기가 그만큼 힘이 있었다. 내게 찾아온 리바운드의 기회 같았다. 

왜 리바운드라 생각했는지 묻고 싶다. 대체로 이런 경우는 힘든 일이 있을 때 쓰는 표현인데.
그런 의미 보다는 공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잡아내서 골을 넣고 싶은 느낌이었다. 이 기적 같은 실화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 유명하지 않은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어떻게 캐릭터를 설계했는지.
생동감을 위해선 일단 일체화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을 찌웠다. 체형을 최대한 흡사하게 하려고. 당시 경기 치뤘던 모든 의상과 안경, 착장을 모두 살폈다. 구두 모양, 제스쳐 등 싱크로율을 높여서 몰입감을 만드려 했다. 그렇게 관객을 체육관으로 모셔가고 싶었다. 다음 목표로 생각했던 게 유쾌함이었다. 이 놀라운 이야기를 유쾌하고 흡입력 있게 전달하고 싶었다. 코미디마저도 진실했으면 했다. 그래서 시츄에이션 코미디가 많다. 

강양현 코치와 자주 연락한다고 들었다.
요즘도 연락을 자주한다. 시사회 전날에도 대화를 나눴다. 강양현 코치 핸드폰 배경사진이 저다. ‘왜 저로 했냐’고 하니까, ‘너가 나잖아’라고 했다. 하하.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마음이었다. 사회 초년생 코치가 처음 겪는 큰 대회에서의 심정을 느끼고 싶었다. 

당시 영상 보면 당시 강호의 고등학교를 상대하면서, 오히려 모션도 크게 하고 목소리도 엄청 크다. 주눅들지 않으려고 그렇게 했다고 한다. 옷도 나이답지 않게 되게 올드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이해가 안 될 땐 전화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위인을 다루거나 다가가기 힘든 사람을 연기하면 그게 어려운데, 우리 가까이 사는 인물이라 쉽게 통화가 가능했다. 


옷이 파란색과 빨간색 두벌 뿐이다. 그건 왜 그런 것인가.
본선에 진출할 것만 생각했다고 한다. 대사에도 나오는데 ‘우리 목표는 본선 진출’이라고 한다. 그래서 며칠 정도만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기 끝나고 오면 빨래하고 다음날 말리고, 남은 옷 입고 하는 방식으로 했다고 한다. 

안재홍의 특유의 유머가 이 작품에도 잘 녹아있다. 영화에 리듬감을 주는 느낌이다. 이런 코미디 방식은 가끔 관객을 미치게 한다. 
일단 정말 감사드린다. 대사처럼 들려지지 않게 보이려고 노력한 건 있다. 그래야 관객들 마음 깊게 파고들 것이라 여겼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용산고와 대전 중 후반전을 앞둔 라커룸 시퀀스다. 대사가 꽤 긴편인데 오글거리거나 비장하지 않다. 그 안에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실 대사로 그걸 전달하는 건 위험할 수도 있는 방식인데, 상당히 멋있게 해결한다.
가장 좋아하는 대사이자 영화의 핵심이 되는 대사다. 일반적인 언더독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조금만 더해서 이기자’는 비장함이 있는데, 우리는 승패의 압박을 벗어나 이 순간을 오롯이 보자는 내용이 있다. 농구 경기는 비록 오늘 끝나겠지만,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그 말을 근사하게 하기 보다는 진심을 담아서 했다. 나도 매우 뭉클했다. 영화 초반부터 그 대사가 정말 좋아서 산책할 때마다 혼자 말하곤 했다. 실제로 그 장면이 끝나면 크랭크업이었다. 비장하지 않으려 했다. 비장해봤자 관객이 비장하게 느끼지 않는다. 


그 대사 이후 중앙고 선수들과 후반전 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멋있다. 
저 역시 정말 마음에 드는 엔딩이다. 마치 코트로 들어서는 그 장면은 중앙고 선수들의 미래 같았다. 어딘가 겁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점수는 20점 이상 지고 있는데. 왠지 거대한 벽 앞에서도 똑바로 응시할 것 같은 남성성이 느껴진다. 극장에서 볼때도 참 울컥했다. 

중앙고 선수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대체로 어리다. 이제 20대 초반이다. 형으로서 선배로서 색다를 것 같다. 
그 나이대가 제가 영화 ‘족구왕’을 할 때였다. 그 전에는 ‘1999 면회’가 있다. 첫 장편 주인공이다. 두 작품 다 저에겐 초심 같은 작품으로 남아있다. ‘1999 면회’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갔다. 그런 큰 무대를 갈 생각도 못 했었다. 요즘도 그 작품들은 한 번씩 본다. 진짜를 해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관객이란 개념이 들어오기 전의 저의 연기다. 겨울마다 한 번씩 본다.

안재홍의 코미디는 어떻게 탄생하는 건가. 혼자 비장하고 멋있는 척 하는데, 사실 그리 멋있지는 않으면서 묘한 현실성이 담겨 있다. 진지하게 능청스랍다. 
정말 기분 좋은 말인 것 같다. 사람들은 다 복합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진짜 비극같은 일이 지나고 나면 또 재밌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배우는 그러한 입체적인 면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진지함과 능청 모두 다 소중하다. 

농구는 평소 좋아했는지?
엄청 좋아했다. 우리 세대가 ‘슬램덩크’ 세대다. 농구대잔치부터 봤다. 연고전이나 기아자동차가 맹활약하던 시절이다. 농구가 더 와닿았던 건,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소중하게 사랑했던 스포츠라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큰 인기를 모았다. 어떻게 이 과정을 해석했나. 
신기했다. 촬영할 때만 해도 그런 건 전혀 못 느꼈다. 영화가 막 흥행을 할 때만 해도 신기하네라는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그 기운이 우리에게 나비효과처럼 작용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강양현이 전술적인 능력의 성장이 없다. 그 역할을 ‘기범’(이신영 분)이 가져간다. 정신적 성장은 있는데, 능력적 성장이 없으니까 힘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강양현이 화자이고 극을 이끌어가면서 하나로 뭉치는 힘을 마련했다. 다른 기능은 분산하는 게 맞아 보인다. 구심점은 제가 맡았으니까. 

그래도 느껴졌던 건 경기장에서 강양현의 액션이다. 풀샷으로 멀리 조그맣게 잡혔는데 그때도 혼자 막 이리저리 바쁘더라. 거기서 현실성이 쫙 올라왔다.
공만 없었지 늘 다섯 명과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해나갔다. 실제 영상에서도 단 한 번도 벤치에 앉지 않았다. 강 코치도 얼마나 떨렸을까 싶다. 당시 용산고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자체가 기적이고 돌풍이다. 이 어린 신인 코치의 떨림을 담고 싶었다. 

장항준 감독과 엄청 친해졌다고 들었다.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장 감독님은 모두가 사랑하는 감독님이다. 다들 ‘그렇게 재밌어?’라고 물어본다. 재밌기도 하지만, 진짜 매력은 현장을 포용해준다는 느낌이다. 품이 넓은 분이다. 모든 현장 구성원들을 안아주고 계신다. 

농구라는 스포츠가 체력소모가 크고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는 장면이다. 고된 현장이었지만, 심적으로는 넉넉하고 행복했다. 스태프들도 애착이 크다. 


이 영화가 배우 안재홍에게 어떻게 남을 것 같나.
인생에 크게 끼칠 것 같다. 소중한 작품을 넘어서서, 늘 제게 좋은 질문으로 남을 것 같다. 저 역시 단편부터 시자해서, 독립 장편, 저예산, 상업 오락영화에서 연기하면서 커 왔다. 10년 정도 된 것 같다. 늘 그 순간 최선을 다하고, 어떻게든 공을 잡아내려고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리바운드’ 덕분에.

사진=바른손이앤에이

 

함상범 기자 kchsb@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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