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자연과 마을을 사랑하는 한 시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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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자연과 마을을 사랑하는 한 시인의 시선

중도일보 2023-04-13 09:44: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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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을 따라 옮겨다 심은 진달래꽃, 낯빛 곱다/ 활짝 피어 밝은 얼굴로 웃는다/ 저 웃음들, 바쁘게 만드는 것은 다 돈이다/ 숨차다 숨차더라도 웃기기는 좀 웃긴다/ 이제 그만 웃자 장봉도 산봉우리 길 너무 급히 돈 만들려 한다고 욕하지 말자 그냥 눈 감고 걷자"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은봉 대전문학관 관장이 13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시력(詩歷) 40년이 넘는 그의 이번 시집 '뒤뚱거리는 마을'은 일종의 '국토순례시집'이다. 백두산에서부터 제주도 강정 마을에 이르기까지 그가 밟아온 '국토'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겨있다. 이 나라 고샅 고샅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마을을 두 발로 밟고 있는 '마을답사시집'이기도 하다.

우봉리, 무월리, 정도리, 구도리, 미조리, 내지리, 수만리, 항모라, 금갑리, 성강리, 애송리 등의 마을이 이번 시집의 주제다. 그뿐만 아니라 우금치, 수종사, 우실바다, 인왕산, 금쇄동, 세미원, 너릿재, 공산성, 대전역, 통영, 형제묘, 모래구미, 장항, 개운산 등 대한민국 땅의 수많은 지명도 다룬다.

시집에서 그는 장소 혹은 공간, 나아가 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건설, 건축에 의해 난개발 되고 있는 국토에 대한 걱정, 근심, 우려, 고뇌도 담았다.

국토가 파괴되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주제로 하지만, 그는 잔잔하고 나지막한 어조로 서두르지 않는다. 백석이 자신의 굴곡진 생에 대해 고백했던 것처럼, 담담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한편, 1953년 세종시에서 출생한 이은봉 관장은 1983년 '삶의 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로 평론,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 외 6편으로 등단했다.

김달진 문학상(평론, 2021) 수상, 풀꽃 문학상(시, 2021) 등을 수상했고 현재 광주대 명예교수, 대전문학관장을 맡고 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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