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왼쪽부터) 기존 곰표밀맥주 제품, 변경전 곰 캐릭터를 적용한 대표밀맥주, 변경 후 호랑이 캐릭터를 활용한 대표밀맥주. (사진=세븐브로이맥주) |
‘곰표밀맥주’로 대히트를 친 수제맥주제조업체 세븐브로이맥주(이하 세븐브로이)가 위기를 맞았다. 대한제분과 상표권 계약이 끝나고 곰표밀맥주 상품명을 ‘대표 밀맥주’로, 캐릭터를 ‘호랑이’로 바꾸게 됐기 때문이다.
곰표 상표권을 보유한 대한제분이 제조사를 바꿔 ‘곰표밀맥주’ 시즌2 제품을 생산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계약만료가 세븐브로이의 기업공개(IPO) 절차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브로이는 ‘대표밀맥주’를 기존에 발표한 패키지와 다른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경한다. 새 패키지는 호랑이 캐릭터와 노란색과 흰색을 활용했다. 앞서 발표한 ‘대표밀맥주’의 디자인이 기존 ‘곰표밀맥주’와 너무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븐브로이는 수정된 디자인에 맛은 그대로 계승해 제품명만 ‘대표밀맥주’로 바꿔 이달 셋째 주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브로이맥주에서 제조, 유통, 판매를 진행한 ‘곰표밀맥주’는 2020년 5월 출시 후 누적 5850만캔 판매된 히트작이다. 곰표밀맥주 흥행에 힘입어 회사가 코스닥 상장 추진을 공식화할 정도로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실제 곰표 맥주의 인기는 세븐브로이의 매출액 증가로도 이어졌다.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7% 늘었고, 영업이익은 119억으로 같은 기간 3030% 증가했다.
그러나 수제맥주 열풍이 반짝하고 사라지면서 세븐브로이의 상장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실적 역시 지난해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세븐브로이의 지난해 매출은 326억원, 영업이익은 49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3년 상표권 계약 기간이 만료하면서 회사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수제맥주 기업 중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제주맥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세븐브로이의 상장 추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는 2021년 5월 공모가 3200원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했지만, 상장 2년이 지난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1700원대(12일 종가기준 1714원)에 머물러 있다.
![]() |
| 블랙 네온 하이볼 레몬 토닉. (사진=세븐브로이맥주) |
‘곰표밀맥주’ 이후 눈에 띄는 히트작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홈술족의 관심사가 위스키와 와인으로 넘어간 점도 수제맥주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 주가 하락의 배경이다.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곰표밀맥주’의 폭발적이 인기에 편승해 이를 모방하려는 각종 협업 제품이 쏟아지면서 수제맥주 고유의 특색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븐브로이는 향후 ‘대표밀맥주’는 물론 제품 다각화를 통해 외형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종으로 꼽히는 ‘하이볼’을 활용해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2일 출시된 세븐브로이의 신제품 ‘블랙 네온 하이볼 레몬 토닉’은 오크 향에 레몬, 시트러스 향이 어우러지고, 달콤한 과일 맛이 리큐르 특유의 씁쓸한 맛을 잡아줘 ‘하이볼 입문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RTD 캔 형태로 출시돼 위스키, 탄산음료, 레몬, 얼음 등 각 재료를 직접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어디에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제품 패키지는 아트페어 솔드아웃 작가로 주목받는 ‘청신’의 작품으로, 정물들을 목탄과 노란색으로 표현해 편안한 위안감이 느껴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븐브로이맥주 관계자는 “상표권과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대한 검토를 받아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지만 소비자들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패키지를 변경했다”며 “리큐르 신제품 출시로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고,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Copyright ⓒ 브릿지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