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가 대이변을 연출해냈다.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프로 2년 차 가드 이정현(24)이 있다.
캐롯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에이스’ 전성현(32) 없이 6강 PO를 치러내야 했다. 2일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에 졌다. 2차전에서 승리했으나, 3차전에 다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1승 2패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8일 홈에서 열린 4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6강 PO 승부를 끝까지 몰고 갔다. 기세를 이어 5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77-71로 이겼다. 업셋에 성공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마크하며 극적으로 4강 PO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현의 공이 가장 컸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이정현은 김승기(52) 캐롯 감독의 지도 아래 큰 성장을 이뤄냈다. 시즌 평균 기록 상승과 더불어 김승기 감독 농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13일 김 감독은 이정현의 성장세에 대해 “농구를 신나게 한다. 농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가 됐다. 특급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며 “평균 20득점을 기록하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 항상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로 만들 생각이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정현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6강 PO에서 전성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5경기 평균 36분46초 소화하며 24득점 2.8어시스트 2.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득점 부문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기록(평균 15득점)을 훨씬 뛰어넘었다. 4일 열린 2차전에서는 홀로 34득점을 쌓으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6강 PO 한정이지만 김승기 감독이 이야기한 것처럼 평균 20득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됐다.
제자의 활약에 김승기 감독은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5차전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성장한 모습이 많이 나왔다. 능력이 있는 선수다. 이제는 큰 경기에서 해결하는 선수가 돼 가고 있다”며 “그동안 (이)정현이를 많이 혼냈다. 그런데 다 이겨냈다. 정현이가 팀을 4강까지 올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치켜세웠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정현은 “모두 우리가 약하다고, 이번 시리즈는 안 될 거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똘똘 뭉쳤다. (전)성현 형이 오기 전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버텼고, 성현 형이 돌아와서 더 힘을 받았다. 5차전까지 버틴 끝에 4강에 오를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감독님께서 칭찬을 잘 안 해주신다. 그런데 PO에서는 정말 많이 칭찬해주셨다. 그래서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다. 4강 PO도 그렇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여전히 전성현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4강 PO에서도 이정현의 활약이 필요하다. 이정현이 4강 PO 무대에서도 펄펄 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캐롯과 안양 KGC인삼공사의 4강 PO 1차전은 13일부터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