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혜영 기자 = 최근 잇따른 음주운전 사고로 사회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한 음주 운전자 구제 카페에 이른바 '삼진아웃' 당한 운전자가 한탄하는 글을 올려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행정처분을 받은 사람들이 심경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카페에는 지난 5일 '오늘부터 결격 기간 2년 시작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음주운전으로 3번 적발됐다고 밝힌 A씨는 "퇴근하고 아내와 식사하며 (아내가) 여름휴가 계획을 잡자는데, 사실 아내한테는 음주 (운전 적발)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혼자 끙끙 지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잘못된 행동으로 항상 죄인처럼 살고 있는데, 오늘 아내가 자꾸 캐물어서 홧김에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밝히고 대판 싸웠다"면서 오후 5시부터 11시쯤까지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A씨는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A씨는 "카라반이나 버스 캠핑카를 보유하고 있어서 매년 봄, 여름, 겨울에 캠핑을 즐기고, 할리 오토바이를 타며 드라이브도 즐겼는데 이젠 하지도 못한다"며 "아내도 열받았는지 집구석 나가라고 한다. 그 한마디에 저도 홧김에 술 한 잔 진하게 마시고 들어와서 하소연할 곳은 여기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물론 제가 잘못한 것은 인정합니다만, 위로받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큰소리에 쌍욕을 듣고 있다 보니 욱했다"며 "매년 가던 캠핑 추억이 참 많은데 아내가 화가 많이 난 모양"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1종 대형, 특수견인, 특수 소형견인, 2종 소형, 레커차 등 면허가 한 방에 날아가 버리니 미칠 지경"이라며 "면허 살리겠다는 의지는 많은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삼진이니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해보고 포기해야겠죠?"라고 속상해했다.
또 "참 쓸쓸한 밤이다. 2년 동안 어떻게 견뎌야 할지. 면허 없이는 생계도 힘든데 머리가 복잡한 하루"라며 "몇백만원이든 몇천만원이든 면허만 살릴 수 있다면 과감히 투자해서라도 복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모두 힘내시고 경험이라 생각하고 이 아픔을 잘 이겨내도록 하자. 쪽팔려서 누구한테는 이야기하지도 못한다"며 "안방에는 들어가지 못해서 서재에서 쪽잠이나 자고 출근해야 하는 이 상황이 괴롭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의 글은 갈무리돼 '음주 구제 카페에 올라온 어느 음주 운전자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졌다.
누리꾼들은 "생계가 중요했으면 하지 말았어야지. 저 사람은 면허 살리면 또 음주 운전한다", "삼진에 부부싸움에 저 글마저 술 마시고 쓰다니. 알코올 중독", "운전을 업으로 삼는데 삼진이면 때려죽여도 못 고친다", "삼진이면 뒤에서 음주운전 1000번 정도 했다는 뜻", "대리비 아까워서 음주 운전 해놓고 돈 들여서 면허 살리고 싶다니", "저런 인간은 반성이 아니라 걸려서 재수 없었다고 생각할 듯" 등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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