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에 올 4월은 ‘시련의 계절’이다. 개막하자마자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해 여러 공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마무리 고우석(25), 주전 1루수로 키울 예정이었던 이재원(24), 내야 유틸리티 요원 손호영(29)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이자 주장 오지환(33)은 복사근(복근) 손상으로 5경기 만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10일엔 선발 투수 이민호(22)와 롱릴리프 백승현(28)이 각각 팔꿈치와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말소됐다. LG는 개막 이후 한 번도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했다.
특히 오지환과 이민호의 공백이 뼈아프다. 오지환은 LG 공수주의 핵심이고, 이민호는 토종 선발 투수 중 그나마 경험이 많은 선수다. LG는 이들의 이탈로 큰 전력 손실을 안았다.
LG에는 분명 위기다. 하지만 위기는 누군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LG의 ‘잇몸’ 임찬규(31)와 김주성(25)에겐 팀 내 입지를 넓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염경엽(55) LG 감독은 토종 선발진이 약한 팀의 특성을 고려해 중간 계투진을 최대한 많이 준비해놓고 시즌을 시작했다. 염 감독이 꼽은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는 임찬규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 당시 “임찬규는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할 거다. 다만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빠진 선수 대신 들어갈 수 있도록 선발로도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임찬규는 최근 2년간 선발로 뛰었다. 하지만 2021시즌 90.2이닝만 소화하면서 1승을 올리는 데 그쳤고, 지난해에도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를 전천후 카드로 돌렸다. 롱릴리프 겸 예비 선발 임무를 맡겼다. 임찬규는 개막 이후 순조롭게 임무를 수행했다. 2일 KT 위즈전에서 2이닝을 던지며 첫 홀드를 올렸고,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2-2로 맞서던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자원인 이민호와 또 다른 롱릴리프 자원 백승현이 이탈하면서 임찬규의 비중은 더 늘어나게 됐다. 선발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부진할 때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임찬규가 있는 건 LG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성은 오지환이 돌아올 때까지 선발 유격수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LG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5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1군에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LG의 핵심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 여기에 준수한 파워와 컨택트 능력을 갖춰 LG 차세대 유격수로 꼽힌다. 퓨처스리그 통산 276경기에서 타율 0.294, 8홈런, 118타점, 52도루, 129득점을 올렸다.
가벼운 부상으로 5일 말소된 김주성은 조만간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김주성에게 기회를 주며 성장을 유도할 참이다. 만년 유망주인 그에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오지환의 부상은 큰 타격이다. 그래도 김주성이 많이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김주성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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