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전도연 “제가 잘 해낼 거라는 걸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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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터뷰] 전도연 “제가 잘 해낼 거라는 걸 믿어요”

한류타임스 2023-04-11 13:34: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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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잘 한 건 잘했다고 말하고, 아쉬웠던 건 아쉽다고 남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전도연은 솔직하다. 그리고 전도연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말 아래에는 자신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축하해주세요.” 

“공개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언급하자 전도연은 특유의 웃음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느끼고 또 그대로 표현하는 전도연은 축하할 일에 대해 기쁨을 만끽하고,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영화 ‘길복순’의 성적이 글로벌 1위를 거둔 지난 5일 한류타임스는 배우 전도연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전도연은 극중 특A급 킬러와 싱글맘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는 ‘길복순’ 역을 맡아 제대로 된 액션을 처음으로 시도, 필모그래피에 첫 액션 영화를 올렸다.

그동안 필모그래피도 어느 것 하나 빼기 어려울 정도의 작품들뿐이다. 영화 ‘접속’(1997), ‘약속’(1998), ‘내 마음의 풍금’(1999), '해피 엔드'(1999), ‘너는 내 운명’(2005), '밀양'(2007), ‘멋진 하루’(2008), ‘하녀’(2010), '무뢰한'(2015), ‘협녀, 칼의 기억’(2015), ‘생일’(2019),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1995), ‘별은 내 가슴에’(1997), ‘프라하의 연인’(2005), '굿 와이프'(2016), ‘일타 스캔들’(2023) 등 전도연은 한국 영화사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작품과 캐릭터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여 왔다. 

‘길복순’은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한다. 오랜 시간 전도연이 배우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길복순’을 통해 한류타임스가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이 사랑받자마자 넷플릭스 ‘길복순’으로 전 세계적 사랑을 받고 있다.  
대박이다. 처음에 넷플릭스를 선택했을 때 그냥 ‘좋다’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코로나 타격을 많이 받아서 안타까웠는데, 넷플릭스 작품을 하면 ‘개봉 스트레스는 없지 않을까’ 해서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글로벌 조회수라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었다. 다행히 오늘 글로벌 1위를 했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를 왔다. 

변성현 감독이 “‘길복순’은 전도연에 대한 헌사”라고 말했다.
극중 “무딘 칼이 더 아파”라는 대사가 있는데, 무딘 칼에 대한 헌사가 아닐까 싶었다. 감독님이 무딘 칼로 새로운 걸 보여줬다. 감사하다. 업고 다니지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업고 다닐까.(웃음) 

촬영 초반 힘들었던 부분은? 
감독님은 배우를 가두고 찍는다. 그걸 모르고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안 해본 방식이라 새로울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이 감독님과 세 번째 만남인 설경구도 초반에 많이 싸웠다고 들어서 나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웃음) 하지만 직접 해보니 재밌는 촬영은 아니었다. 감독님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게 확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밌어지지는 않았지만 감독님이 제 동선이나 감정을 어떻게 만들어 놓았을지 궁금했다. 

결과물은 마음에 드는 편일까? 
촬영하면서 모니터를 했을 때부터 ‘감독님이 맞았구나’ 느꼈다. 

영화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들었다.
감독님이 제 오랜 팬이라 저와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부터 영화의 스토리가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니었다. 감독님과 술도 많이 먹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해서 우리 집에 많이 놀러왔다. 사람은 집에서 모습이 다르다. 제가 아이에게 쩔쩔매기도 했는데, 배우와 엄마로서 간극 차이가 흥미롭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 이야기가 영화 속에 들어간 것 같다. 

‘길복순’은 본격적인 액션 영화다.  
제대로 된 액션 영화는 저도 이번에 처음 하게 됐다. ‘협녀, 칼의 기억’ 때는 액션이 1번 있었는데 액션 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해서 제게 많이 맞춰줬다.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지금은 괜찮아졌다. 머리에 뭐가 떨어졌었다. 그만큼 다쳐본 적 없어서 그때는 큰일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얼굴 안 다쳐서 다행이구나’ 싶다. 

배우 황정민과 찍은 오프닝 액션신이 강렬하다.
액션신 중 첫 촬영이었다. 저는 연습을 꽤 오래 한 상황이었고, 황정민은 영화 ‘수리남’ 촬영 때문에 외국에 있다가 한 두 번 연습을 하고 촬영에 들어왔다. 하지만 제가 헤맸고, 황정민은 금방 액션을 습득했다. 큰 신이라 4일 동안 찍었는데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촬영할 때 연습 때보다 잘 안 나와서 한 번만 더 찍자고 말했다. 욕심 부려서 치열하게 찍었다. 

액션신 중 가장 카타르시스 느꼈던 장면은? 
매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하나만 꼽으라면 시장에서 배우들과 싸우는 신이다. 한 공간이지만 액션신은 여러 개였다. 한 달 동안 연습하고 촬영했는데, 어느 순간 액션이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 감독님도 그 신을 찍은 후에 제게 ‘액션에 물이 올랐다’고 하셨다.(웃음)

설경구와 이번 영화를 포함해 여러 번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는 오르지 못 하는 산인 것 같다. 다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그 위에 또 뭔가가 있다. ‘또 새로운 모습이 있을까’ 싶은데 또 새로운 게 느껴진다. 궁금증이 생기는 배우다. 


배우로서 철칙은? 
시간을 잘 지키는 거다. 그리고 현장에서 집중하려면 대사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대사 안에 갇히면 놓치는 게 많아진다. 내말처럼 미친 듯이 외우려고 한다. 현장에서는 대사를 외우기보다 인물로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어릴 적 꿈은 배우가 아니라고 들었다.
배우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저는 평범하게 자랐고, 주변에 배우도 없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꿈이 아니었기 때문에 힘든 시간도 집착하지 않고 여유 있게 보냈다. 지금은 꿈이 배우고 꿈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배우가 천직이라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다. 저도 제가 연기를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는데, 이렇게 잘 하면 천직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웃음) 

자존감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한 적 있다. 
저는 확인받고 싶어 한다. 대중보다는 저 스스로에게 확인받고 싶다. 제가 선택한 것을 후회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하는 거지, 제가 자신 있어서 선택하는 건 아니다. 계속 저 스스로를 이끌어가면서 일을 한다.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채우고 더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한다. 

극중 후배들이 베테랑 선배인 길복순의 자리를 노린다. 길복순은 “나 한 물 갔나봐”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 없다. 
뭘 양보해야 할까.(웃음) 배우라는 직업은 누군가가 양보하는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배들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우리가 선후배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동료고, 라이벌이다’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활동하면서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힘든 적은 있었지만 작품적으로 흑역사는 없다. 변성현 감독님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후에 만났는데, 그 당시 오랫동안 작업이 없긴 했다. 슬럼프라고까지는 못 했지만 마음이 힘든 시기이기는 했다. ‘작품을 더 하고 싶은데 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생각했을 때 감독님을 만났다.  

수많은 작품 중 본인의 인생 작품은 무엇일까? 
제 인생 작품이라기보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겠다’고 방향을 바꾸게 한 영화는 있다. ‘해피 엔드’다. 배우로서 길을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이 영화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 때 제가 ‘영화나라 흥행공주’였다.(웃음) 잘 나갔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었고 ‘여배우는 이래야 한다’는 선입견이 강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그 작품을 찍는 걸 반대했고, 저에게도 도전이었다. 그동안은 감독님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면 ‘해피 엔드’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같이 하면서 만든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 ‘해피 엔드’를 했기 때문에 전도연이 있는 것 같다.

전도연을 한 단어로 말하면? 
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진짜 어렵다. 색깔로 표현하자면 흰색이 아닐까. 흰색은 색깔을 덧입힐수록 계속해서 다른 색이 나온다. 다른 것과 섞이면 어떤 색이 나올지 궁금한 배우로 정의하고 싶다. 

힘이 들 때 어떻게 스스로 힘을 얻었을까?
저는 제가 잘 해낼 거라는 걸 믿는다. 지금까지 버틴 것은 저 자신 때문인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이주희 기자 ljh0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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