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삼성전자를 필두로 속속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쇼크 여파가 상장사의 영업이익 순위도 뒤바꾸고 있다. 1위 자리를 수성했던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6000억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고 SK하이닉스 역시 3조원대 영업적자가 예상된 반면 현대자동차가 1분기 3조원대 전망이 나오면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올 1분기는 어닝쇼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나 감소했다. 또 직전분기인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6%, 86.1%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 구체적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문은 1분기에 3~4조원대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6800억원, 영업손실 4조원대를 기록해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실적이 가파르게 하향조정 중인데 물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 1분기 최고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차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증권가 전망치를 살펴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매출 35조4936억원, 영업이익 2조66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30조2986억원·영업이익 1조9289억원)에 비해 17.15%, 38.1% 늘어난 수치다.
기아 역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조3561억원, 2조1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8조3572억원·영업이익 1조6065억원) 대비 각각 21.7%, 34.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가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 비수기란 점을 고려해 지난해와 같은 품질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합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37조405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5%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55.7% 증가한 3조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7%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8% 증가한 3조2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내수·수출·북미 시장 판매 호조로 기대 이상의 도매 판매 성장이 나타났고 그랜저와 코나, 아이오닉6 등 신차들의 출고 가격 상승으로 평균판매단가(ASP)·마진율 상승 효과가 일어난 점이 실적 서프라이즈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차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7조원·3조원을 제시하며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IFRS(2010년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순위는 삼성전자(14조1214억원), HMM(3조1486억원), SK하이닉스(2조8596억원), 포스코홀딩스(2조2576억원), 현대차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쇼크의 여파가 거세지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SK하이닉스 역시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운업도 침체기에 돌입해 HMM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3% 급감한 5411억원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의 예상 영업이익도 71%가량 줄어든 6508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2분기 역시 또 한번 대규모 ‘어닝쇼크’를 낼 것으로 보여 반등 시기를 놓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전망치) 총액이 전년 동기(43조6226억원(166곳·금융회사 제외)) 대비 45% 수준인 19조72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집계 시점에 따라 점점 낮아지고 있어 2분기가 1분기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반도체 감산을 결정하면서 3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경우 상장사들의 분기 영업이익 순위 역시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면서 이미 감산을 진행 중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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