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이예원(20)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사상 최초로 3000점을 넘기며 신인상(3001점)을 거머쥔 차세대 스타다. 다만 데뷔 첫 해 우승과 인연을 맺진 못했다. 준우승과 3위를 각각 3차례씩 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호주 전지훈련(56일간) 때 그린 주위 짧은 어프로치와 중거리 퍼트 등 쇼트 게임 능력을 집중적으로 보완한 그는 올해 더 완성형의 선수로 거듭났다. 승부처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코스 운영은 물론 강풍 등 외부 변수를 이겨내는 능력도 갖게 됐다.
성장의 결실은 2년 차인 올해 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부터 맺어졌다. 9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을 거머쥔 것이다. 그는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씩을 기록한 공동 2위 박지영(27), 전예성(22)을 3타 차이로 제치고 생애 첫 승을 따냈다.
대회 승부의 최대 변수는 ‘강풍’이었다. 강풍 탓에 대회 3라운드에선 언더파 성적을 낸 선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예원은 강풍이 불었던 지난해 KLPGA 챔피언십을 떠올리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당시 그는 마지막 날 4타를 잃으며 공동 6위에 올랐다. 전지 훈련지인 호주가 바람이 꽤 부는 곳이었다 보니 강풍 라운드에도 적응이 됐다.
공동 2위 그룹에 6타 차 앞선 채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이예원은 후반 10번홀 보기에 이어 13번홀(이상 파4) 3퍼트 보기로 2위 전예성에 2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14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컵 1.5m 거리에 붙이면서 다시 3타 차이를 만들어냈다. 이후 파 행진으로 격차를 유지하면서 마침내 정상 고지를 밟았다.
신현주(43) SBS 골프 해설위원은 “안정감 있는 경기를 나흘 내내 보여줬다. 바람이 강했지만, 타수를 적게 잃었다. 어제 추운 날씨에도 퍼트 연습을 하더라.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연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현주 위원은 “스윙과 샷, 드라이버 비거리가 좋은데 쇼트 게임까지 보완하면서 무결점 골퍼로 거듭났다”고 이예원의 앞날을 기대했다.
웃으면서 우승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이예원은 “작년에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우승은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올해 빨리 첫 승을 하고 싶었는데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을 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승을 확신했던 순간에 대해선 "방심하지 않고 플레이하려 했다. 거의 마지막 홀이 돼서야 확신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호주 전지훈련 일과와 관련해선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오전에 18홀 라운드를 돌았다. 휴식 후 오후 1시 30분부터 샷과 쇼트 게임을 오후 6시까지 연습했다. 저녁 식사 후엔 오후 7시 40분쯤까지 다시 쇼트 게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저녁 연습 쉬었다"고 털어놨다.
첫 승 원동력을 두곤 "신인 때와 마인드가 바뀐 것 같다. 작년엔 우승에 대한 부담이 없었는데 올해는 부담이 좀 있었다. 우승하려고 임했더니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강점에 대해선 "티샷이다. 똑바로 간다"고 고백했다.
이예원은 "전반기 때 1승하고 후반기 때 1승을 하는 게 당초 목표였다. 우승을 했으니 이제 전반기에 1승을 더 하는 것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롤 모델을 꼽아달라'는 질문엔 "박인비 프로님이다. 흔들리지 않는 멘탈, 쇼트 게임을 차분하게 잘하시는 것 같아서다"고 답했다. 그는 장기적인 목표에 관해선 "세계랭킹 1위를 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1타씩을 줄인 이소영(26)과 안선주(36)는 공동 4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다. 박현경(23)은 공동 6위(1오버파 289타)를 기록했다. 올해 상금왕 3연패에 도전하는 박민지(25)는 최종합계 10오버파 298타 공동 26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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