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1인당 총자산 및 연간소득, 직업 비중[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 부자들, 이른바 '슈퍼리치'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물가와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위축됐던 지난해엔 어떤 분야에 관심을 쏟고 투자를 했을까.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할 '웰스(wealth) 리포트'를 9일 발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시대 부자들의 투자전략과 '불패'로 인식됐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시각, 성격유형을 분석했다.
◆ 슈퍼리치 총자산 평균 323억 원···"불확실 속 현금이 최고, 가상자산 '관심 없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슈퍼리치'들의 총자산(금융+부동산+기타자산) 평균은 1년 전보다 50억원 줄어든 323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고서 상에서 슈퍼리치는 가구 기준 금융자산 1억~10억 원 사이의 대중 부유층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일반 부자를 훌쩍 웃도는 개념이다. 이들의 연평균소득은 약 12억원으로 이 중 재산소득 비중이 전체의 39%(약 5억 원)를 차지했다. 총자산부터 연평균 소득에 이르기까지 일반 소득자들과는 차별화된 '넘사벽'의 규모로 나타났다.
'슈퍼리치'들의 지난 1년 간 자산구성 변화를 살펴보면, 금융자산은 2021년 평균 150억원에서 2022년 161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전년도 평균 206억원으로 총자산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던 부동산자산은 156억원으로 줄어 그 비중(금융 50%- 부동산 48%) 역시 금융자산 뒤로 밀려났다. 기타자산에는 각종 회원권과 귀중품, 예술품 등이 해당되는데 이 또한 1년 전 17억원에서 6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슈퍼리치의 보유 자산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금융자산 내 현금·예금 비중이 1년 전보다 2배 이상(25%→ 58%) 늘어났다는 점이다. 반면, 주식 비중은 45%에서 16%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보유한 자산이 많은 슈퍼리치일수록 외화자산과 미술품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2022년 대중 부유층의 38%, 일반 부자의 64%가 외환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슈퍼리치는 3명 중 2명(73%)이 외화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화자산을 유형별로 보면 슈퍼리치는 2021년 대비 외화현금(63%→73%), 해외주식(30%→43%) 및 채권(10%→17%) 투자를 확대했다.
그렇다면 최근 수년 간 젊은 층들의 투자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는 가상자산(코인)은 어떨까.
슈퍼리치 대다수가 2022년 말까지도 가상자산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은 "향후에도 NFT나 희소 중고물품, 음원 등에는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투자에 대한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슈퍼리치들 "올해 경기 불황 지속"···투자 의향 1위는 '주식'-부동산은 '반반'
지난 한 해 동안 슈퍼리치의 70%는 다양한 자산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뒀다. 이 중 10% 이상의 고수익을 달성한 슈퍼리치도 15%에 달했다. 슈퍼리치 응답자의 절반 이상(60%)은 올해도 5~10% 상당의 기대수익률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2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슈퍼리치도 15%를 상회했다.
슈퍼리치들은 올 한 해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슈퍼리치 80~90%는 올해 실물 및 부동산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봤다. 실물 및 부동산 경기가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한 비중 역시 20% 이상으로 전년도(5%)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슈퍼리치들이 향후 투자할 의향이 높은 자산으로는 1순위로 주식(29%)이 꼽혔고 부동산(27%)과 예금(15%)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올해도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등 주식시장은 올 하반기 이후, 부동산시장은 2024년 이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 의향을 놓고 슈퍼리치들의 응답은 반반으로 첨예하게 갈렸다. 이 중 올해 부동산 매입 계획이 있는 슈퍼리치의 절반 이상은 50억 원 이상의 고가 빌딩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슈퍼리치' 직업군 최다는 '기업 CEO'···MBTI는 'ESTJ'가 강세
그렇다면 슈퍼리치들은 어떤 직업과 성향을 갖고 있을까. 사 결과 슈퍼리치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9%는 기업 경영자(CEO)를 업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를 이어 의료, 법조계 전문직(20%), 부동산임대업자(12%)가 그 뒤를 이었다. 2022년 말 현재 슈퍼리치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순이었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로 부자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슈퍼리치 중에는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가 가장 많았다.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의 비율은 8.5%로 알려졌지만, 슈퍼리치 중에서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형이었다. 보고서는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며 "다수의 은행 PB도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슈퍼리치들은 2022년 저축 및 대출금 상환을 제외하고 월 평균 3700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규모는 연 환산 시 4억4000만원 규모다. 가구 연 평균 소득(12억원)과 비교하면 37%를 소비하는 셈이다. 이들이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아닌 '여행'(24%)으로 확인됐다. 그 뒤를 이어 본인과 가족의 교육(20%), 의류와 신발 등 패션 관련 소비(12%), 자기계발(12%) 등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파악됐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및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까지 모든 위기 속에는 부의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읽어낸 사람들이 뉴리치, 슈퍼리치가 됐다”며 “2007년부터 15년 이상 위기 속 부자의 자산관리 행태를 분석해온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가 부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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