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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골을 작렬한 손흥민(토트넘)이 경기 종료 후 끝내 눈물을 보이자 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100호골
Sky Sports
토트넘은 2023년 4월 8일 오후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EPL 30라운드 브라이튼 알비온과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과 함께 2-1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3-4-3 포메이션을 내세운 토트넘은 손흥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가 쓰리톱을 구축했습니다.
이날 공격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그토록 기다리던 'EPL 100호골'을 본인의 시그니처인 '손흥민 존'에서 완성시켰습니다.
전반 10분 브라이튼 페널티 박스 앞 왼쪽에서 페리시치의 왼발 컷백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중앙 쪽으로 드리블을 친 뒤 먼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가져갔습니다.
손흥민의 슈팅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브라이튼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고, 토트넘은 1-0으로 앞서갔습니다.
이 골은 손흥민이 EPL 통산 260경기째에서 만든 이번 시즌 리그 7호골이자 EPL 통산 100호골이었습니다.
BBC
전반 34분에는 브라이튼 솔리 마치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먼 포스트에서 브라이튼의 주장 루이스 던크가 날아올라 동점 헤딩골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후반 34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오른쪽에서 컷백 패스로 뒤로 내준 것을 페널티박스 중앙에 막 진입해 노마크 기회에 있던 해리 케인이 오른발 슈팅으로 2-1을 만들어내며 토트넘은 값진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경기 결과에 따라 토트넘은 16승 5무 9패(승점 53)로 5위를 유지했으며 3위 뉴캐슬(승점 56),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6)와의 3점 차를 지켜냈습니다.
‘손흥민 존’, 2%의 확률
Fotmob
'손흥민 존'에서 터져 나온 손흥민의 100호골은 그의 전매특허인 감아차기 득점이었지만 전문 축구통계매체는 해당 골의 난이도를 '극악' 수준으로 측정했습니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은 손흥민이 득점을 터뜨린 후 그의 기대득점(xG)을 계산했습니다.
특정 위치와 상황에서 슈팅 시 득점할 확률을 의미하는 기대득점은 값이 높을수록 득점으로 연결하기 쉬운 슈팅이었다는 뜻, 하지만 손흥민의 EPL 100호골의 기대 득점값은 0.02를 가리켰습니다.
트위터_토트넘 홋스퍼
이에 축구계의 한 전문가는 "상대 박스 앞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차 먼포스트 상단으로 향한 손흥민의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이 단 2%였던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실상 득점이 안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상황에서 손흥민이 묘기에 가까운 골을 성공시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커리어 내내 환상적인 골을 넣으며 많은 팬들을 즐겁게 한 손흥민은 'EPL 100호골'마저도 엄청난 난이도의 슈팅으로 특별하게 장식했습니다.
인스타그램
1992년생으로 올해 나이 32세인 손흥민은 이로써 2015년 9월 EPL 데뷔전 이래 약 7년 7개월 만에 EPL 100득점을 달성, 역대 34번째 선수가 됐습니다.
손흥민은 2015-16시즌 4골(28경기), 2016-17시즌 14골(34경기), 2017-18시즌 12골(37경기), 2018-19시즌 12골(31경기), 2019-20시즌 11골(30경기), 2020-21시즌 17골(37경기), 2021-22시즌 23골(35경기), 그리고 2022-23시즌 7골(28경기)로 '100'을 완성해냈습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 지난 2021-22 시즌 EPL 골든 부트를 차지했던 손흥민은 또다시 대한민국을 빛냈습니다.
손꼽아 기다린 날 눈물 보인 이유는
유튜브 채널 '스포타임'
한편 이날 경기가 종료된 뒤 손흥민은 스포티비가 공개한 라이브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손흥민은 먼저 "정말 기다려온 순간, 멋있는 선물을 조금 늦게 전달드려 죄송스럽다"라며 스포티비가 진행했던 본인의 100호골 이벤트를 언급했습니다.
손흥민은 이어 "팬들의 응원과 팀원들의 노력 덕분에 엄청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라며 타인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유튜브 채널 '스포타임'
손흥민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난다. 가족, 동료, 친구들 등 생각난다. 한국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전세계에서 응원해주는 분들 모두 고맙다"라며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득점 순간에 대해서는 "골대를 맞는 궤적이어서 '아 골대를 맞나' 했던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잘 감겨서 구석으로 들어갔다"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좋아하는 위치에서 좋아하는 골을 넣을 수 있었고 100호골이라는 특별한 골을 이렇게 장식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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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득점 직후 트레이드 마크인 '찰칵 세리머니' 대신 코너플래그 쪽으로 달려가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던 손흥민은 "저번주에 저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라고 울먹이며 말을 멈췄습니다.
2023년 4월 1일 손흥민의 외조부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더욱이 이 소식은 손흥민이 3월 A매치를 마치고 돌아간 직후 전해져 안타까움을 안겼습니다.
2023년 3월 28일 우루과이와의 친선전을 마친 손흥민은 휴식을 취한 뒤 외조부의 별세 딱 이틀 전, 2023년 3월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런던으로 출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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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계자는 "손흥민이 A매치로 한국에 있을 당시, 할아버지가 많이 위독하셨다"라며 "할아버지가 알아보지도 못해서 손흥민이 많이 울었다. 몇 주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고 전했습니다.
2023년 4월 4일(한국시간) 영국으로 돌아간 뒤 첫 경기였던 에버튼 원정 경기에 무거운 마음을 안고 출전한 손흥민은 선수단 중 유일하게 추모의 의미를 뜻하는 검은 완장을 왼팔에 차고 뛰었습니다.
당시 토트넘의 소식을 전달하고 있는 트위터 계정 'The Spurs Watch'는 "오늘 밤 손흥민은 최근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경기에서 검은 완장을 착용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DESK’부터 ‘KIM’ 민재까지
인스타그램_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은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내가 꿈꿨던 것이다. 동료들이 없었더라면 달성하지 못했을 놀라운 성과"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손흥민은 "EPL에서 100골을 넣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난 모든 아시아 선수, 그리고 특히 한국 선수들이 이 성과를 보고 자신들도 할 수 있다고 믿길 바란다. 이것은 아시아에 좋은 일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는 "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큰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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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경기 후 라커룸 영상에는 손흥민과 차례로 하이파이브하며 축하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날 경기 중 브라이튼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과 함께 퇴장당했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손흥민을 껴안고 인사한 뒤 "쏘니의 100호 골을 모두 축하하자"라면서 라커룸 분위기를 달궜습니다.
동료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고, 손흥민의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은 달려와 손흥민을 껴안으며 기쁨을 표출했습니다.
레딧
손흥민은 라커룸에 모인 동료들에게 "엄청난 기록이고 팀 덕분"이라면서 "너무 고맙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손흥민은 "우리는 어려운 순간 경기를 이겼다. 남은 8경기도 잘해보자"라면서 팀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손흥민은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프리미어리그 100골"이라고 글을 적어 다시 한 번 'EPL 100호골' 달성 소감을 밝혔습니다.
인스타그램_손흥민
손흥민은 "나는 이 숫자를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라며 "내가 가능하다면 고향에서 자라나는 모든 사람들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나를 도와준 모든 코치, 팀원, 친구,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드린다"라면서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단짝 듀오 해리 케인을 비롯해 지금은 다른 팀으로 이적한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델리 알리(베식타슈) 등이 축하를 보낸 손흥민의 게시물에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강인(마요르카)과 최근 국가대표 은퇴 시사 발언 및 손흥민과 불화설로 이슈가 됐던 김민재(나폴리)도 좋아요를 눌러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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