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에 윤재옥 의원이 당선됐다.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는 재적의원 109명 중 65명의 지지를 얻어, 44표를 얻은 경쟁자 김학용 의원을 가볍게 제쳤다.
대구 달서을 지역구에서만 내리 3선을 한 대구·경북(TK) 대표 의원인 그는 내년 총선 승리를 최대 목표로, 선거제 개편 등 입법 현안을 지원사격하는 중책을 맡았다.
게다가 김기현 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영남권' 의원들로 대거 꾸려지면서, 경기 안성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이 지도부의 지역 균형을 고려했을 때 제격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김 의원의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당 내 분위기가 달라진 데에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실언' 등 연이은 설화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가 지도부의 발언에 '신중하라'고 지시한 만큼, 더 이상 당 내에서 말실수로 인한 논란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평소 호탕한 성격의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보다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인 윤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당의 위기 상황 돌파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 평가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얘기다.
부산·경남(PK)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의원은 사람은 좋은데 약간 '수다맨' 스타일이어서 구설이 좀 있다"라며 "빈틈이 좀 있고 덤벙덤벙하는 이미지가 있어서 실수를 할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직을 맡으며 꼼꼼한 업무 처리 방식을 보여준 것도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윤 원내대표가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라며 "지난 대선 때 보여줬던 '권영세-윤재옥' 선대본 체제로 다음 대선을 또 치르면 이길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의총 당시 주도권 토론에서 '구체적인 2030이나 중도층 외연 확대, 표심을 얻을 수 있는 대책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특별한 대책이 있기보다는 원칙에 충실하는 거라고 생각이 된다"고 했다.
반면 윤 원내대표는 "우리가 지난번 지방선거 때 수도권에서 승리했다. 전국정당으로 그 당시에 위상을 확보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당 안에서 친윤, 반윤 이런 얘기도 문제가 되겠지만 지역별로 나누는 것도 원팀으로 선거를 하는 데 큰 도움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들 사이에선 김 의원의 답변은 두루뭉술하고 원칙론적이었다면, 윤 원내대표는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TK에 지역구를 둔 한 중진 의원은 "김 의원보단 윤 원내대표가 토론에서 대답을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라며 "그런 점이 누굴 뽑을지 정하지 못한 의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K 지역의 한 의원도 "김 의원이 상대적으로 토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구나 하는 인상을 줬다"라며 "실무적으로 윤 원내대표가 일을 더 잘하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의원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수락연설을 통해 "중차대한 시기에 원내대표 역할을 맡아 당을 위해, 의원을 위해 헌신할 수 있게 돼 무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고 의원 정치를 복원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라며 "내년 총선에서 의원들과 함께 승리해 정권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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