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 비우자' 조수진[주간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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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공기 비우자' 조수진[주간인물]

이데일리 2023-04-08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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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며 주목받은 인물과 그 배경을 재조명해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밥 한 공기 비우기, 이런 것에 대해서도 (당에서)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이 강행 추진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조 최고위원은 지난 5일 KBS라디오에 출연해서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습니다.

양곡법 개정안은 남는 쌀을 정부 예산으로 사들이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쌀이 남지 않으면 예산이 들어갈 리도 없겠지요. 그러니 쌀 소비를 늘리면 양곡법 개정안도 필요가 없다는 게 조 최고위원 발언의 취지로 읽힙니다. 그러면서 소비가 늘지 않는 원인 하나로 ‘여성의 다이어트’로 진단하고, 소비를 늘릴 방법으로 ‘밥 한 공기 비우기’를 제시한 겁니다.

여성의 다이어트로 쌀 소비량이 준 걸까요. 여성 체중 변화는 참고해볼 만합니다. 통계청이 집계해 보니, 여성 평균 체중은 2021년 58.6kg으로 2012년(56.8kg)보다 늘었습니다. 평균 신장이 커진(156.7cm→158.1cm) 게 체중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죠. 그럼에도 조 최고위원이 언급한 ‘여성의 다이어트’가 체중 감량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설명이 부족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밥 한 공기 비우기’는 대안일 수 있을까요.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 56.7kg이었습니다. 5년 전(2017년·61.8kg)보다 5kg 넘게, 10년 전(2012년·69.9kg)보다 13kg 넘게, 20년 전(2002년·87kg)보다 31kg 넘게 각각 줄었습니다. 30년 전(1992년·112.9kg)과 비교하면 지금은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기간에 온 국민이 식사량을 줄인 게 아니라, 쌀 말고 다른 걸 더 먹은 걸로 보는 게 합리적이겠지요. 당장 입맛을 바꿔 밥 한 공기를 비워야 할 유인이 있을까요. 게다가 밥그릇 크기도 이전보다 작습니다. 지금의 고봉밥이 20세기 중반에는 반 공기에 불과한 수준이죠.

이렇게 일일이 따져보기도 전에, 조 최고위원의 발언은 즉각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안에서도 지지하는 이들이 없다시피 했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발언이 나온 당일 기자들을 만나 “(밥 한 공기 비우기가) 무슨 대책이 되겠나”고 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취재진을 만나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이 나온 5일은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날입니다. 투표함을 열어보니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는 울산의 남구 기초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했습니다. ‘전광훈 천하통일’(김재원), ‘4·3은 김일성 지시’(태영호)에 이어 ‘밥 한 공기 비우기’(조수진) 등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설화가 잇따른 뒤였습니다. 여당 일각에서는 재보궐 선거 결과를 위기의 전조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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