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너무 멀리 와버린 우리,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2)', '마더(2009)'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영화리뷰] 너무 멀리 와버린 우리,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2)', '마더(2009)'

메디먼트뉴스 2023-04-05 07:06:23 신고

3줄요약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여기 비틀리고 엇나간 혈연 관계를 첨예하게 다룬 영화 두 편이 있다. 증오와 체념 사이에서 얽히고 설킨 모녀의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2)'와 한 모자를 둘러싼 원죄와 비극에 대해 말하는 영화 '마더(2009)'가 그 주인공이다. 

 

 

전자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엄마와 딸의 팽팽한 대립과 육탄전으로 일관하는 영화다. 원치 않은 시기에 부모가 되어, 이제라도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엄마 '수경(양말복)'과 엄마의 방임과 학대 속에 침묵으로 견뎌냈지만, 독립의 의지는 없는 '이정(임지호)'은 매번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갈등은 수경이 이정을 상대로 우발적으로 벌인 접촉 사고를 바탕으로 촉발되고 심화된다. 서로에게 짐이자, 한인 둘은 다른 제 3자에게 기대어 각자의 결핍을 해소하고자 한다. 수경은 교제 중인 남자친구와의 재결합으로, 이정은 또래 직장 동료와의 동거로 현재의 지옥에서 탈피하려 하지만, 그들과는 또다른 가족이 될 수 없음만을 여실히 체감한 채, 다시 가장 증오하던 서로에게로 향한다. 그렇게 영화는 관계 회복에 대한 일말의 기대따윈 두지 않은 채, 그저 가장 밉지만 가장 최선인 존재로 둘을 그린다. 가족이기에 멀어졌던 둘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다시 관성적으로 서로의 틈을 메꾸며 그렇게 동행과 이탈을 지속해가는 쪽을 택한다. 수경과 이정을 연기한 두 배우의 팽팽한 기세만으로도 오래도록 회자될 작품이다.

 

 

한편, '마더'는 필사를 다해 아들을 지키려는 엄마의 일그러진 모성에 대해 그린다.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는 '혜자(김혜자)'에게는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도준(원빈)'이 있다. 어수룩하고 둔한 아들을 돌본다는 명분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관여하고 나서는 혜자의 모성은 도준이 마을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며 광적으로 치닫는다. 아들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오가며 탐문하던 혜자는 살인 사건 당일의 진상(도준의 살해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은폐하려 목격자를 잔혹하게 살해한다. 이후 사건과 연루된 다른 용의자가 진범으로 체포되며 도준은 석방된다. 그렇게 일상을 회복했노라 안심하던 찰나, 혜자는 목격자 살해 현장에서 도준이 주운 자신의 핀잔을 건네 받고 경악하게 된다. 이후 영화는 망각의 혈자리에 침을 꽂은 혜자가 모든 기억을 지운 듯한 혹은 지우려는 듯한 표정으로 괴이한 춤을 추는 시퀀스를 오래도록 클로즈업 한 채, 막을 내린다. 각자로는 죄인이 되었고, 서로에게는 악몽이 된 둘의 돌이킬 수 없는 관계를 진득히 포착하고 묘사하고 있다. 뭐든 안으로 감싸도는, 한국 특유 모성의 이미지에 형용불가한 광기를 더해 배역을 소화해낸 김혜자 배우도 분명 대단하지만 수려한 외모에 가려졌던 원빈 배우의, 연기 내공이 돋보였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두 영화는 공통적으로 어긋난 관계성에 초점을 두지만, 사실상 반대 급부의 엄마 캐릭터들을 상정하고 있다는 큰 차이가 엿보인다. 먼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속 수경은 실상 모성이라고는 없는 인물이다. 딸의 졸업식을 제치고, 애인과 외출을 나서는 무심한 사람이고, '죽어버려'라며 딸을 향해 차를 몰고 가는 매정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모성이 있을 리 없다. 반면, 영화 '마더' 속 혜자는 통상적인 모성 이성의 광기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들의 장애 때문인지 혜자는 필요 이상으로 도준에게 집착하며, 매몰되어 있다. 모성의 양극단을 보여주는, 때리고 죽이는 두 엄마들의 이야기는 그 어느 쪽이 되었든 간에 자식 입장에서 여러모로 비극적이다. 

 

Copyright ⓒ 메디먼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