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명품 먹거리]농산물 상표, 지리적 표시제 모두 ‘최초’, 최적 입지로 ‘최고의 맛’
경기 이천시의 쌀은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천쌀은 조선시대 때부터 맛이 좋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조선시대 농서 <포지>에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고 쓰여 있다. 이천부사 복승정 문헌에 의하면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 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쌀로 밥을 지어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진상미(進上米)’였다고 나온다. <동국여지승람>에도 이천을 땅이 넓고 기름진 곳으로 밥 맛 좋은 자채(紫彩)쌀을 생산해 임금님께 진상하는 ‘쌀의 명산지’로 기록돼 있다.
이천쌀의 명성이 근래에도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시의 농특산물 브랜드인 ‘임금님표이천쌀’ 영향이 크다. ‘임금님표이천쌀’은 1990년대 초 이천 지역농협의 주도로 만든 브랜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농산물에 상표를 부착해 판매를 시작했다. 이천쌀의 오랜 명성에 따라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가짜 쌀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3년 이천쌀에 ‘임금님표’ 상표를 붙이고, 1994년 1월에는 특허청에 상표 출원 신청을, 1995년에는 출원 및 등록을 완료했다. 지리적표시제로는 2005년 쌀 부문 최초로 등록됐다.
임금님표이천쌀 브랜드는 초기에는 이천쌀에만 적용됐지만 2010년에는 이천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로 확장했다. 현재는 △이천쌀 △이천한우 △이천한돈 △이천계란 △이천벌꿀 등 다양한 농특산물 품목에 상표를 부착하고 있다. 브랜드 확장과 더불어 2010년 3월에는 ‘임금님표이천 및 지식재산권 관리·운영 규정’을 제정, 2차 가공품 및 3차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해서도 브랜드 사용을 평가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천에서 생산된 쌀은 왜 맛이 좋을까. 밥맛을 결정짓는 영양 요소는 단백질과 당질로 찰기와 질감에 영향을 준다. 시에 따르면 이천쌀은 전국 평균보다 단백질은 0.8%, 당질은 1.7% 낮아 밥맛이 뛰어나다. 더군다나 이천지역은 내륙 중앙에 위치한 분지형 지형으로 일사량과 강우량이 충분하고, 계절의 기온차와 밤낮의 일교차가 크다. 쌀의 결실기에 일조량이 더 많아 벼농사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시 관계자는 “지하수가 풍부하며, 유기물 함량과 거름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땅의 능력인 ‘보비력’을 높여주는 점토의 비율이 높아 우수한 쌀을 생산할 수 있다”며 “화강편마암에서 기인한 외적갈색의 점토 함량이 높아 벼농사에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님표이천쌀은 이천 관내 농협 10개 조합, 8곳의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생산된다. 2023년산 수매량은 4만8480톤이다. 시는 관내 농협과 조합원들 간 100% 계약재배로 진행한다. 시의 벼 재배농가는 판매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좋은 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일부, 자가 소비 또는 개인 도정 판매를 진행하는 농가의 자율적 의사를 제외하고는 시에서 재배되는 쌀은 전부 농협에서 수매해 ‘임금님표이천쌀’로 판매한다.
시는 2023년산 수매분은 전부 소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2024년산 햅쌀이 출하되고 있으며 전체 농협 계약재배 면적은 7139ha, 예상 수매량은 4만9187톤이다.
◇“가을걷이 함께 즐겨요”…이천쌀 축제,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개최
올해 제23회를 맞는 이천쌀문화축제는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이천농업테마공원에서 개최된다. 쌀과 농경문화의 백미인 가을걷이, 풍년 농사를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다. 축제는 ‘2024년 경기관광축제’ 상위등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축제는 모든 세대가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하늘마당에서 진행되는 ‘개막놀이’를 시작으로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돌아온 명인전 △무지개 가래떡 △폐막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올해 축제는 지역상생과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농경문화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시를 알릴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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