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세상을 떠난지 2년이 지난 가운데 여비서와 나눴던 문자가 포렌식으로 복구됐다. 박원순 시장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줄 단서가 공개되자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박 전 시장의 법률 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SNS에 포렌식으로 복구된 박 시장과 여비서의 텔레그램 대화의 일부분을 업로드했다.
공개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여비서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는 마음대로ㅋㅋㅋㅋ”, “굿밤”,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용”이라고 했다. 이에 박시장은 “그나저나 빨리 시집가야지ㅋㅋ 내가 아빠 같다”고 말했고, 여비서는 “ㅎㅎㅎ 맞아요 우리아빠”라고 했다.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화 내용으로 보기에는 이상한 부분이 많다.
정 변호사는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직원은 아무리 충실해도 거리를 둬야 하는데 박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만 오래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없었다. 이 부분이 박 전 시장의 치명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이 ‘내가 아빠 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가 같은 맥락으로 화답한 것을 보아 ‘사랑해요’라는 말을 그렇게 받아들인 것 같다.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아니며 향간에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한 현직 서울특별시장
대화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박원순 시장의 성폭행 미투 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박원순 시장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보도가 함께 터졌다.
그리고 얼마 후 성북구 숙정문 근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게 된다. 대한민국 수도의 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등 대한민국 여성 운동의 역사에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런 박 시장이 성추행 누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는 입장이 이어졌다.
이미 법원과 여성인권위는 알고 있었다?
이가운데 박 전 시장 사건을 다룬 ‘비극의 탄생’ 저자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가 충격적인 발언을 더했다. 손 기자는 “정 변호사가 공개한 내용은 사실이다 법정에 제출했으니 이미 판사를 그 존재를 알고 있다. 현명한 판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 내용에서 ‘사랑해요’라는 부분에서 여성인권위가 성희롱으로 판단했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그 내용은 여비서였다. 여성단체와 인권위에게 묻겠다. 복원된 대화내용을 왜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냐. 텔레그램 내용이 공개되면 여비서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까봐 박 시장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덮을 심산이냐”고 꼬집었다.
여성운동가에서 성추행범으로 추락...
박원순은 1955년생으로 2020년 7월 9일 향년 65세로 생을 마감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해 인권변호사,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며 특히 여성운동에 힘써왔다. 시민사회 활동을 주력으로 활동해오던 박원순은 무소속으로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덜컥 서울시장에 당선되게 된다.
그렇게 정계에 입문에 서울시장 3선에 연임하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왔다. 서울시장은 4선 연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2022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마치고 서울시장직을 내려 놓으려 했다.
비록 성추행 사건에 연류되면서 안타까운 끝을 맞았지만 헌정사상 최장기 임기를 수행한 서울특별시장, 최초 3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가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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