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로서 우리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마주할 때마다 이천 년 전 군중의 함성에 떠밀려 십자가형을 방조했던 ‘빌라도의 법정’을 떠올리게 된다.
지시를 이행할 실무 간부들마저 앞서 구속돼 격리된 마당에 거동조차 불편한 초고령 노인에게 무리하게 ‘증거 인멸의 우려’를 덧씌운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결국 법원의 이번 결정은 피의자의 실질적인 도주나 인멸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집단의 수장’을 대중의 분노 앞에 상징적 희생양으로 내어준 형국이라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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