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인제스피디움 패독 2층 한 켠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붉은 컬러로 인테리어가 꾸며진 '페라리 라운지' 한편에는 페라리의 역사와 철학을 상징하는 전시물이 놓여 있고 고객들은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트랙을 질주하는 페라리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된 고객 초청 프로그램 '에스페리엔자 페라리'에 참석했다. '에스페리엔자(Esperienza)'는 이탈리아어로 '경험'을 의미한다. 이 행사는 기존 페라리 오너와 출고를 기다리는 예비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페라리코리아의 대표 트랙 체험 프로그램이다. 브랜드 최신 모델의 성능을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직접 경험하고 전용 라운지와 다양한 고객 프로그램을 통해 페라리만의 브랜드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 체계적으로 구성한 차별화된 트랙 체험 프로그램
행사는 1층 페라리 전용 피트에 마련된 브리핑 존에서 시작된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참가자들은 자세한 페라리 모델 소개와 안전 및 트랙 주행 관련 이론 교육을 받는다. 이날 교육은 이탈리아에서 온 페라리 헤드 인스트럭터가 직접 진행했다. 학원에 가서 듣는 지루한 교육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포츠 주행에 필요한 운전 자세와 스티어링 휠 파지법 등 드라이빙 기초부터 고객들이 체험할 차량의 주요 특성까지 알토란 같은 교육을 진행한다.
브리핑에서는 인제스피디움의 코스 특성도 함께 소개한다. 인제스피디움은 고저차가 크고 직선 구간보다는 19개의 여러 코너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테크니컬 서킷이다. 그래서 이곳을 처음 주행하게 되면 시야에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코너와 급격한 고저차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를 고려해 페라리코리아는 참가자들에게 코너의 진입 시점과 제동 포인트, 주행 라인 등을 세심하게 전달한다.
드라이빙 코칭을 해줄 전문 인스트럭터도 코너의 숫자처럼 즐비하다. 참가자들에게 1대1 방식으로 코칭을 해주기 위함이다. 인스트럭터도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현역 선수들인 정의철, 김동은, 서주원을 비롯해 각종 클래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 드라이버들로 섭외했다.
이번 행사에는 페라리 12칠린드리, 아말피, 849 테스타로사 등 최신 모델이 투입됐다. 최소 631마력부터 최대 1050마력을 내뿜는 고성능 슈퍼카 라인업인 만큼 처음에는 인스트럭터가 직접 차량을 몰며 데모 주행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조수석에 탑승해 주행 라인과 차량의 퍼포먼스를 맛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제동 및 가속 구간에서의 차량 특성과 각 코너를 공략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평소 서킷 경험이 많지 않은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트랙 주행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세심함이 느껴진다.
이후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트랙에 나선다. 인스트럭터가 동승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두 번째 주행 세션은 참가자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이뤄진다. 주행 중에는 코너 진입 속도나 시선 처리, 스티어링 조작 등 원 포인트 레슨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상세한 피드백도 제공한다. 차량 성능을 체험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혼자 주행하는 시간도 주어진다. 물론 프로 드라이버 출신 인스트럭터가 선두 차량으로 주행 라인을 이끄는 리드 주행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앞 차량을 따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서킷을 달린다. 앞에서 전문 드라이버가 그려주는 주행 라인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초보 참가자들은 물론 숙련된 운전자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참가자들 간의 교류도 이어진다. 기존 오너들은 자신의 차량 경험을 공유하고 출고를 기다리는 예비 오너들은 차량에 대한 궁금증을 관계자들에게 질문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서킷에서는 차량의 성능을 직접 경험하고 패독에서는 브랜드 문화를 더욱 가까이서 공유하는 장소로도 느껴졌다.
페라리가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신차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직접 차량을 경험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에스페리엔자 페라리는 페라리의 최신 모델을 체험하는 행사인 동시에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고객 경험 강조한 페라리 라운지…서킷 안에서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서킷 위에서 높아진 긴장감을 잠시 내려놓는 휴식 공간도 있다. 바로 체험 행사가 진행된 피트 바로 위층에 마련된 페라리 라운지다. 페라리를 상징하는 붉은색을 중심으로 꾸민 실내와 곳곳에 배치된 전시물은 브랜드의 분위기를 짙게 만든다. 고객들은 주행 순서를 기다리거나 휴식을 취하는 동안 페라리의 레이싱 역사와 브랜드 철학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한쪽에는 컨피규레이터 존도 마련됐다. 고객들은 다양한 외장 컬러와 휠, 실내 소재 등을 조합하며 자신만의 페라리를 가상으로 구성해 볼 수 있다. 실제 구매 과정에서 경험하는 맞춤형 사양 선택을 그대로 서킷 현장으로 옮긴 것이다. 단순히 차량을 타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고객이 소유할 페라리를 상상하게 만드는 장치다.
또 각종 핑거 푸드로 구성된 고급진 케이터링과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바(Bar) 공간도 있다. 여기서 고객들은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 넓게 배치된 좌석 공간 덕분에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서킷이라는 역동적인 공간 안에 여러모로 대접받는 기분이 절로 드는 휴식 공간을 더한 셈이다.
페라리코리아는 "페라리 라운지는 고객들이 언제든 방문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들이 페라리의 주행 성능과 브랜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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