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나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에 의뢰해 경제학자 40명을 대상으로 이달 1~4일 진행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5%가 미국 고용 시장 약화 우려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15%는 기준 금리 동결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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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이달 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9월, 10월 FOMC에 이어 3연속 금리 인하로, 시장 참여자들은 이달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75∼4.00%로, 25bp를 인하하면 3.50~3.75%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는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 응답자 60%, 반대표 2명 예상
관건은 25bp 인하를 두고 얼마나 반대표가 나오느냐다. 연준 구성원들은 미국 경제 전망에 앞서 무엇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10월 FOMC 회의에선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 12명 중 10명이 찬성하고 2명은 반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12명이 만장일치로 12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이는 1명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60%가 2명의 반대표를 예상했고, 33%는 3명 이상의 반대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FT에 따르면 FOMC에서 반대표가 3명 이상이 나온 것은 1992년이 마지막이었다.
고용 시장 악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이들은 금리 인하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말 공개 행사에서 미국 고용 시장의 추가 둔화 가능성에 대응해 12월 FOMC를 통해 25bp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이사(은행 감독 부의장 겸임) 등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비둘기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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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연준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수입물가에 미칠 충격이 아직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이 이번 FOMC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꼽힌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도 금리 인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오히려 50bp 인하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25bp 인하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체케티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목표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연준 내 심각한 분열은 FOMC의 공동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응답자 48% “고용 보단 물가 중시해야”
연준의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란 두 가지 목표 아래 이뤄진다. 연준은 수년간의 강한 고용 호황이 끝나고 미국 노동시장이 식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9월 고용 증가는 예상보다 강했지만 실업률은 상승했으며, 민간 데이터들은 기업들의 해고가 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설문 응답자 중 많은 이들이 FOMC 내 매파 의견에 공감하며, 연준은 고용시장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48%는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고, 고용이 우선이라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연준의 이중 목표에 동등한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답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데보라 루카스 교수는 “연준이 이중목표를 폐기하고 오직 인플레이션에만 초점을 둔 단일 목표체계를 채택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강력한 효과가 실증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이 20% 하락할 경우 미국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분의 1은 소비 및 투자가 함께 줄어들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3분의 2는 미국의 성장률이 약화되긴 하겠지만, 심각한 경기둔화로 이어질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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