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필수품 핫팩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겨울철에 사용한 일회용 핫팩은 대부분 철가루, 활성탄, 물, 소금, 바이오촉매 등이 들어 있으며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열을 내는 구조로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의 철가루는 산화돼 산화철 형태가 되는데 이 성분은 토양에서 미량 원소로 작용하며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철분은 엽록소 형성과 광합성 작용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으로 잎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산화철이 토양 속에 공급되면 흙의 미량 영양 균형을 조금 더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식물은 질소·인·칼륨 같은 다량 영양소 외에도 철·망간·아연 등 다양한 미량 원소가 고르게 존재할 때 더욱 균형 있게 자라기 때문이다.
사용한 핫팩의 내용물을 잘게 부수어 흙 위에 얇게 뿌려 주면 빗물이나 관수 과정에서 서서히 토양과 섞이며 미량의 철분을 공급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상업용 화분 흙은 재사용하거나 오래 두면 미량 영양소가 점차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상황에서 산화철은 흙의 영양 밀도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비료처럼 강력하진 않지만 소량을 사용해 토양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서서히 흡수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다.
여기에 더해 사용한 핫팩 속 활성탄 성분은 흙의 물리적 구조를 개선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활성탄은 다공성 구조를 가지고 있어 물과 공기를 머금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흙이 너무 뭉쳐 있거나 통기성이 떨어지는 경우 미세하게 구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뿌리가 호흡하고 물을 흡수하는 과정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활성탄은 냄새를 흡착하거나 불순물을 여과하는 특성도 있어 화분 흙의 냄새 발생을 줄이거나 유해 물질을 완화하는 데 미미하나마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전문적으로 처리된 원예용 활성탄만큼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폐기할 핫팩의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용한 핫팩 가루를 화분에 뿌려주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 이미지입니다.
사용한 핫팩을 토양에 활용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존재하지만 무작정 많이 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부분은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핫팩의 내부 성분에는 소량의 염분이나 반응 촉진제가 포함되는데 이 성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흙의 삼투압 균형을 깨뜨려 뿌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소량만 얇게 뿌리고 큰 화분일수록 조금 더 넓게 흩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핫팩 내용물은 반드시 완전히 식고 건조된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응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열이 발생할 수 있고 수분이 과도하게 남아 있으면 곰팡이나 냄새가 생길 위험도 있다. 때문에 건조한 종지나 신문지 위에 펼쳐 충분히 말린 뒤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핫팩 속 철가루가 토양에 주는 혜택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이라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식물 성장의 핵심은 적절한 햇빛, 물, 통풍, 그리고 균형 잡힌 비료이므로 핫팩 활용은 작은 보완책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양 상태가 심하게 나쁜 화분이나 특수한 식물을 키우는 경우에는 전용 비료나 토양 개량제를 함께 사용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한 핫팩을 버리지 않고 화분에 재활용하는 방법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높으며 식물에게도 해가 없을 정도의 소량이라면 유용한 미량 영양소 공급원이 될 수 있다. 간단한 습관만으로 폐기물을 줄이고 집에서 키우는 화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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