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함에 설레…경사 높은 마운드는 "내게 유리"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뒤로하고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대표팀 오른팔 강속구 투수 김영우(20·LG 트윈스)가 13일 일본 도쿄돔 그라운드를 처음으로 밟았다.
15일과 16일 열리는 K-베이스볼 시리즈 야구 국가대표팀 한일 평가전을 앞두고 도쿄돔에 입성한 김영우는 "도쿄 자체를 처음 와본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고척돔도 처음 갔을 때 엄청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뭔가 좀 더 웅장한 것 같다"며 "좌석이 많아서 그런지, 잠실 야구장이 돔으로 되면 이렇게 더 웅장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인상을 설명했다.
훈련 중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본 그는 한국 야구장과의 차이점을 즉각 느꼈다.
김영우는 "확실히 도쿄돔 마운드 높이가 좀 더 높은 것 같다. 그리고 고척돔보다도 마운드가 좀 더 푹 꺼지는 느낌"이라며 "(투구 시 앞으로 다리를 뻗는) 익스텐션이 긴 편이라 (높은 마운드가)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영우의 주 무기는 최고 시속 158㎞까지 나오는 강속구다.
그는 "경사를 잘 활용하면 평소보다 더 좋은 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05년생인 김영우에게 2006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쿄 대첩'은 기억하기 힘든 역사다.
하지만 2015년 프리미어12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이대호가 9회 역전 적시타로 도쿄돔을 '도서관'으로 조용하게 만든 장면은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이대호 선배가 선상으로 쳤을 때가 기억난다"며 "그때는 상상도 못 할 무대였는데, 지금 내가 도쿄돔에서 뛴다고 생각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이후 대표팀이 한일전 9연패에 빠진 것을 두고는 "이기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를 배움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김영우는 "워낙 일본 선수들 던지는 스타일을 다 좋아한다"며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들의 루틴이나 메커니즘을 다 볼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영어로라도 조금씩 물어보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김영우는 신인으로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의 필승조가 됐고, 이제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규시즌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긴 시즌을 보내는 그는 "솔직히 피로도가 어느 정도는 있지만, 쉬었더니 스피드가 다시 좀 올라온 것 같다"며 "몸 상태는 좋다. 이겨내는 게 프로니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 등판은 김영우에게 2025년의 마지막 공식 무대다.
그는 "사실 첫해에 정말 좋은 기회가 계속 오다 보니 감사한 한 해였다"며 "한일전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서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다시 되돌아보며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bu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