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때 토트넘홋스퍼에서 ‘해리 케인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잉글랜드 축구계에 정착하지 못했던 트로이 패럿이 이제 수준급 골잡이로 성장했음을 A매치에서 증명해 보였다.
14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아레나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5차전에서 아일랜드가 포르투갈에 2-0 승리를 거뒀다.
F조가 최종전만 남은 가운데 아일랜드가 기사회생하면서 본선행 가능성을 살렸다. 유럽 예선은 각조 1위가 월드컵에 직행, 2위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현재 조 1위 포르투갈이 승점 10점, 2위 헝가리가 승점 8점, 3위 아일랜드가 승점 7점이다. 17일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이 아르메니아에 패배하는 초대형 이변이 발생한다면 헝가리 대 아일랜드 경기의 승자가 조 1위를 빼앗을 가능성이 있고, 포르투갈과 별개로 아일랜드가 헝가리만 잡아내면 조 2위로 올라서며 플레이오프에는 나갈 수 있다.
팔꿈치로 상대를 가격해 퇴장 당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화제를 모았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멀티골을 터뜨린 아일랜드 스트라이커 패럿이었다. 패럿은 전반 1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리엄 스케일스의 헤딩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다라 오셰이의 긴 스루패스를 잡아낸 뒤 수비를 돌파하고 직접 오른발 슛까지 성공시키는 개인기량을 보여줬다.
패럿은 15세 때 토트넘의 스카우트를 받아 유소년팀에 합류했고, 17세였던 2019년 토트넘 1군 데뷔전까지 치른 특급 유망주였다. 185cm 신장에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을 갖춘 패럿은 해리 케인의 뒤를 이은 토트넘 육성 공격수가 될 거라고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잉글랜드 무대에서 성장이 더뎠다. 하부리그 밀월, 입스위치타운, MK돈스, 프레스턴노스엔드로 임대 다니면서 딱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2023-2024시즌 네덜란드의 엑셀시오르로 임대됐는데 이때 리그 10골을 넣은 AZ알크마르가 완전영입하면서 토트넘을 떠나 네덜란드에 눌러 앉았다. AZ에서 지난 시즌 리그 14골, 컵대회 포함 20골을 넣어 확실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번 시즌 패럿은 더욱 기세가 좋다. 리그 초반 7경기에 출장해 6골을 터뜨렸다. 출장 경기수가 적어 득점왕 경쟁은 못하고 있지만 출장시간 대비 득점력은 확실히 훌륭하다.
2019년부터 국가대표 생활을 하고 있는 패럿은 아직 메이저 대회에 나가 본 적이 없다. 그 뒤로 아일랜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로 2020과 2024 예선에서 모두 탈락했다. 호날두와의 스트라이커 맞대결에서 정신력과 득점력 모두 완승을 거둔 패럿은 자기 힘으로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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