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3강 체제에 시장 판도 ‘흔들’···K반도체 입지 위험하다

新 3강 체제에 시장 판도 ‘흔들’···K반도체 입지 위험하다

이뉴스투데이 2024-05-09 11: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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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론·삼성전자,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마이크론·삼성전자,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그 중심에는 기존 HBM(고대역폭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아닌, 자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등에 업은 미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있다.

물론 시장 내 케파(생산능력)나 점유율 등을 감안하면 1·2위 기업들과의 격차는 아직 상당한 수준이지만 HBM 생산량 확대를 기점으로 수요가 급등,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등 주요 수요처를 확보하면서 두 자릿수대 점유율까지 목전에 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HBM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계에서 손꼽힌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3사의 경쟁 구도로 판세가 형성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8%, 마이크론이 9%를 기록했다. 

HBM의 특장점은 속도와 효율성이다. HBM은 그래픽 카드, 서버, 네트워킹 하드웨어 및 AI 계산과 같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에서 최선의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며, 내년에는 올해의 배 이상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6세대 HBM4 12단의 양산 시점을 2026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기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 기지인 충북 청주시 공장은 지난달 말 공사를 시작해 2026년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 HBM 업계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업계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공격적인 양산 전략으로 삼성과 SK를 위협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2월 HBM3E 양산에 착수해 엔비디아라는 주요 수요처를 만나 벌써 공급을 개시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61억달러(한화 약 8조3900억원)의 보조금을 손에 거머쥐면서 HBM 생산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최첨단 메모리 제조 생태계 구축을 목적으로 향후 20년간 뉴욕·아이다호주에 최대 1250억 달러(약 171조8125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뉴욕주에 4개의 공장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각각 60만 제곱피트(5만5740㎡), 총 240만 제곱피트(약 22만3000㎡)의 클린룸이 있다. 아이다호주에 있는 기존 R&D 센터를 확장해 대량생산(HVM) 공장도 세울 예정이다. 

HBM 케파와 관련해서는 일본 히로시마 공장을 주요 생산기지로 삼고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25%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사실상 기존 2강 구도를 뒤집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부터 HBM3E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지난 2월 말 HBM3E 양산을 시작했다. 또 내년 생산되는 HBM 제품의 대부분은 이미 판매 계약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쳐 온 투자회사 베어드가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목표주가를 기존 115달러에서 150달러로 대폭 상향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소식에 현지시간 한때 마이크론의 주가가 4.73%가량 치솟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급사들의 HBM 생산 경쟁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 수요 자체가 늘고 있어 현재 점유율 구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HBM 업계의 구도가 기존 2강 구도에서 새롭게 ‘3파전’ 양상으로 변화하더라도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로 인한 HBM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공급라인을 크게 늘린다고 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모두 해소하긴 역부족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만 정보정책협의회 산하 산업정보연구소의 보고서에서도 올해 4분기가 되면 SK·삼성·마이크론 등 3사가 내세우는 5세대 HBM인 HBM3E가 HBM 출하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HBM 수요 증가율은 200%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2배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 가치 측면에서 올해부터 HBM이 전체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 내년에는 30% 넘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시장 패권의 열쇠는 5세대 HBM 기술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AI 가속기가 베일을 벗으면서 메모리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격화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부 교수는 “각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을 본토에 내재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고 미국의 경우 조단위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생산라인을 광범위하게 확충하려 하고 있다. 자국 내 인프라 완결성 강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목적”이라며 “반도체 시장 판도가 이제 국가 간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 간 지원 정책의 격차가 지금과 같이 차이가 나타날 경우 향후 글로벌 순위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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